퀄컴 "대중 제재에 외국 경쟁업체만 반사이익 얻어"
"트럼프 행정부 대중 정책, 美 국가 이익에 어긋나"

퀄컴이 중국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사진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65.

미국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이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이용한 휴대전화 통신용 칩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판매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퀄컴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로 오히려 외국 경쟁업체들만 반사 이익을 보게 됐다는 논리로 내세워 정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미국 내 거래가 제한되면서, 매년 80억 달러(약 9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삼성과 대만의 미디어텍 등에 내어주게 됐다는 것이다.

퀄컴은 "5G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과 주도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국가 이익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화웨이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할 수 있다면서, 정책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 이후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이나 미디어텍과 손을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고, 미국에서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반드시 당국 허가를 받도록 했다. 올해 5월에도 화웨이에 대해 반도체 구매를 규제하는 등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한편 퀄컴은 최근 화웨이와의 특허료 분쟁을 해소하고, 장기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 퀄컴은 화웨이와의 계약으로 미지불 특허 사용료와 향후 사용료 명목으로 18억 달러(약 2조1000억원)의 합의금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