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댐 수문 방류로 임실 3개 마을 침수…81명 고립
400㎜ 넘는 폭우에 영호남 잇는 화개장터 잠겨
용당댐도 오전 11시부터 방류 시작

남부 지방에 이틀동안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섬진강이 범람해 일대 주민들이 대피했다. 8일 영산강 홍수통제소와 각 지자체 따르면 이날 오전 전남 곡성군 고달면 일대 섬진강 강물이 범람해 농경지와 주택 마당 등이 침수됐다.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마산면 국도 19호선 도로가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고달면 앞 농지를 둘러싸고 외곽 섬진강쪽으로는 제방이 구축되어 있는 상태다. 고달리 일부 농지와 가까운 주택에는 마당에까지 물이 찼고 일부 주택은 담벼락이 무너졌다. 섬진강수계의 경우 전날 자정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곡성읍에도 강물이 범람하자 곡성군은 장성리, 대평리, 동산리, 신기리 등 마을 4곳의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도 범람했으며 서시천 제방이 무너져 구례읍 양정마을 쪽으로 침수가 진행 중이다. 구례군은 재난안전문자와 마을 방송을 통해 양정마을 인근 저지대 주민들에게 구례여중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연 이틀 내린 비로 섬진강댐 수위가 홍수위 수준으로 차오르면서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방류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하류에 있는 전북 임실지역 주민 수십명은 마을에 고립됐다. 이날 영산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섬진강댐 수위는 계획홍수위인 197.7m에 근접한 196.77m까지 올랐다.

수문 개방으로 일대 하천 수위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강 하류인 임실군 덕치면 일대 마을 여러 곳의 도로가 끊겼다. 덕치면사무소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구담마을 주민 27명과 장산마을 주민 30명, 물우리 마을 주민 6명 등 주민 63명이 고립된 상태라고 밝혔다. 구담마을 펜션과 민박에 머물던 관광객 18명도 빠져나오지 못해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용담댐 수위도 계획홍수위인 265.5m에 근접하면서 오전 11시부터 방류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인접 지역 주민들의 침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전북 임실군 섬진강댐에서 안정적인 수위조절을 위해 비상여수로를 통해 초당 29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영호남 교류 상징 장터로 유명한 하동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는 전날(7일) 오후 10시쯤 침수돼 출입이 통제됐다. 하동을 지나는 국도 19호선과 군도, 농어촌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됐다. 하동읍부터 화개면까지 도로는 침수로 전면 통제되고 있다.

진주에 있는 진주교와 진양교 하부도로가 침수됐다. 오전 2시 40분쯤 진주시 옥봉동에서는 도로에 토사가 유출돼 차량을 덮치기도 했다. 경남도는 도로 침수 16건, 토사 유출 2건, 포장 파손 1건 등의 공공시설 피해가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12곳에서 응급 복구와 도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산청 남강 경호교에는 홍수 경보가, 밀양 낙동강 삼랑진교와 함안군 계내리, 합천군 황강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남부지방에 폭우가 내리면서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섬진강의 물이 불어 범람 위기에 놓여 있다. 2020.8.8 [순천소방서 119 산악구조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