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 "25년째 휴대폰 도청 중, 홧김에" 진술… 경찰, 구속영장 청구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의 진행자인 황정민 아나운서가 곡괭이를 든 괴한의 침입한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입원 치료 중이다.

5일 서울 여의도 KBS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에 곡괭이를 든 괴한이 난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그 남성은 오픈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고, "황정민 나와!"를 외치며 난동을 부렸다. 당시 황정민 아나운서는 생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황정민 KBS 아나운서

‘황정민의 뮤직쇼’ 제작진은 6일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황 아나운서가 사고 와중에 개인의 판단으로 스튜디오를 떠났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흉기를 소지한 괴한의 내부 침입이 가능한 상황에서 제작진은 남성이 지목한 당사자인 황 아나운서의 방송 진행을 멈추고 보호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제작진은 "황정민 아나운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증상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하여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현재 입원 치료중에 있다. 프로그램은 대체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고 경위 파악 및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 ‘곡괭이 난동’을 피운 남성은에 대해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가 25년째 도청당하고 있는데 다들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KBS 본관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의 방탄 창문이 5일 괴한의 난동으로 산산조각 났다.

KBS 내부에서는 경비 실태가 미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KBS공영노동조합(3노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장 영상을 보면 'KBS시큐리티'(KBS 경비업체) 요원들의 허술한 경비 실태가 드러난다. 상황이 심각해지는데도 어느 요원 하나 가스총을 발사하거나 방패로 제압하며 범인을 체포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정민 아나운서는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데뷔해 1998년부터 19년간 ‘황정민의 FM 데이트’ DJ로 활약했다. 2008년에는 10주년을 맞아 골든 페이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