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기간 매출 90%가 드라이브-스루 등 비대면 방식"
매장 내 대기공간 줄고 온라인 주문-차량 픽업 공간 확충
자체 드라이브-스루 시설 설치 증가…"이게 매출 생명줄"

영국의 한 스타벅스 매장의 드라이브-스루 코너에서 고객이 차에 탄 채로 주문한 음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는 드라이브-스루가 '생명줄'임을 증명했다."

전세계 외식 업체들이 '포스트 코로나'의 생존 전략으로 드라이브-스루(Drive-thru)를 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따른 봉쇄로 매장이 폐쇄되고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영업이 가능하도록 차에 탄 채 상품을 매매하는 방식이 최선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5일(현지 시각)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미국의 인기 패스트푸드 전문점 쉐이크 쉑(Shake Shack)이 내년까지 대부분 매장에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체 시설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밀크쉐이크와 햄버거, 핫도그 등을 판매하는 이 업체는 현장 주문용 레인은 물론, 온라인 주문 상품을 찾아가는 용도의 드라이브-스루 라인을 각각 만들기로 했다. 두 곳 모두 내부적으로 '쉑 트랙(Shack Tracks)'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랜디 가로티 쉐이크 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사람들은 안전한 순간을 지키기 위해 차에서 머물기를 원한다"며 "이런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에서 이미 드라이브 스루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편의점으로 꼽히는 와와(WAWA)의 경우, 오는 12월에 드라이브-스루 전용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와와는 주유소를 겸하는 편의점으로, 패스트푸드와 음료, 자체 브랜드로 생산한 유제품과 샌드위치 등 아침 식사까지 제공하는 대규모 식품점이다.

이미 드라이브-스루를 운영 중인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멕시코풍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치포틀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 베이커리 카페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도 향후 몇 달 안에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CNBC는 "외식업체들이 코로나 기간에 배운 교훈 덕분에 몇 달 안에 드라이브 스루 시설 설치에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햄버거 전문점 웬디스와 맥도날드 측은 "소비자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 마음 놓고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며 "패스트푸드 체인점에는 드라이브-스루가 '생명줄'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스루' 매장 많아질수록 매출도 '껑충'

점포 자체를 드라이브-스루 전용 매장으로 리모델링하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다. 미 콜로라도주(州)에 본사를 치포틀 멕시칸 그릴은 매장 내에 줄을 서는 공간 자체를 없애는 대신, 온라인 주문 및 상품 픽업(pick up) 서비스만을 위한 '치포틀 레인' 매장을 확충키로 했다. 감염 위험을 줄이고 서비스 속도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서비스는 2018년 첫 선을 보였으며, 치포틀은 올해까지 전체 매장의 60%를 목표로 치포틀 레인을 공급하고 있다. 또 2021년에는 전체 점포의 70%가 치포틀 레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치포틀 CEO인 브라이언 니콜은 지난달 22일 실적 발표회에서 "1년 이상 치포틀 레인을 보유한 13개 매장의 경우, 드라이브-스루 레인이 없는 매장보다 매출이 최소 10% 높았다"고 말했다.

파네라 브레드의 CEO인 니렌 차우드하리는 코로나 사태 이후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이 업체의 매출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2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샌드위치 체인점의 절반 이상이 드라이브-스루 레인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판매량 데이터가 그것을 입증한다"며 "향후 만드는 점포는 의심의 여지 없이 드라이브-스루로 운영되도록 짓겠다"고 했다.

코로나발(發)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점포수는 감소했지만, 비대면 방식의 거래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수익이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는 것이 외식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외식업 컨설턴트인 애런 앨런은 CNBC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대유행 기간동안 드라이브-스루나 배달에 특화된 업체들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며 "이 방식은 구매자들의 열광을 더욱 불러 일으켰다"고 했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타벅스 매출의 90%는 드라이브-스루와 모바일 주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코로나는 스타벅스가 디지털 주문에 대한 편리성에 초점을 맞춰 미국 소비자의 발자국을 개편하려는 계획을 가속화시켰다"며 "앞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더 많은 드라이브-스루 시설이 추가되고, 매장 내 주문은 줄어들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