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데이터 시장 통제 및 경쟁 왜곡 않는지 조사"
'데이터 광고에 사용 않는다' 선언했지만 우려 여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구글의 2조5000억원대의 Fitbit 인수와 관련해 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구글의 스마트워치 전문업체 핏빗(Fitbit) 인수 계획과 관련해 시장 독점 여부에 대한 심층 조사에 돌입했다고 미 CNN비즈니스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21억 달러 규모(약 2조5000억원)의 인수합병을 거쳐 스마트워치 시장 진입을 노리는 구글의 계획은 유럽의 '반(反)독점' 장벽을 만나게 됐다.

마가렛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겸 부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이번 조사는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들로 시장을 통제하거나 경쟁을 왜곡하지 않는지 조사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베스타거 부위원장은 "유럽 시장에서 웨어러블 기기 사용이 향후 몇 년간 매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발생하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런 데이터는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 상태에 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글에 대한 EU의 독점 조사와 규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핏빗을 2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핏빗은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기록하는 스마트워치 생산 업체로, 전세계에 1억대 이상의 기기를 판매했으며 28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핏빗 기기를 통해 개인의 심장 박동수와 보행 수, 칼로리 소모량이나 수면 습관 등 민감한 정보를 얻어 광고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지적해왔다.

이에 구글은 지난달 14일 핏빗 기기에서 얻은 정보를 광고에 사용하지 않겠다며 "이번 거래는 철저히 기기에 관한 것이지, 데이터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EU 등 각국 정부는 구글의 데이터시장 독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1분기 세계 웨어러블 시장의 29.3%를 차지했으며, 샤오미, 삼성, 화웨이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핏빗의 시장 점유율은 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