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나는 월세 몸소 실천한다"
전북 정읍 2017년 신축한 85㎡ 아파트
보증금 3000만원/월세 70만원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만원도 다수
서울 아파트 같은 조건 월세 160만~500만원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3일 '월세를 살아는 봤냐'는 누리꾼의 지적에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라고 응대했다. 윤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지역구인 전북 정읍 고창에서 월세를 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월세 50만원은 내느냐" "국민이 개 돼지냐"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런데 윤 의원은 정읍에서 반전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지역 사무소가 있는 전북 정읍시 연지동 인근 아파트.

윤 의원이 장기 임대한 아파트는 윤 의원의 지역사무소가 있는 정읍시 연지동에 영무예다음 아파트 전용면적 59㎡(17.8평)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이 아파트를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원에 장기 계약했다고 한다.

조선비즈가 이날 부동산 포털사이트를 통해 정읍 시내 아파트 월세 매물을 분석한 결과 보증금 100만~3000만원에 20~70만원으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이 임대한 아파트는 2017년 준공된 신축으로 KTX 정읍역과 영화관 등이 주변에 있어 비싼 아파트로 통한다. 이 아파트는 공급면적85㎡(34평)의 임대료도 보증금 3000만원에 월 70만원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지역사무소가 있는 전북 정읍 연지동의 한 건물 전경.

정읍시에서 저렴한 매물로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만원인 아파트도 있었다. 전북과학대학교 인근에 있는 1988년 준공 45㎡짜리 아파트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 25만원짜리 월세 매물도 있었다.

정읍시내의 원룸 월세는 30~45만원선이었다. 상동의 32㎡의 한 원룸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 45만원,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이 있는 수성동의 2013년 준공 36㎡짜리 원룸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 33만원이었다. 정읍시 오피스텔은 월세 매물이 없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냈다는 윤 의원이 '서울의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읍 시내 아파트와 같은 조건의 매물은 서울 시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같은 조건의 월세 가격은 120만~500만원으로 2배~7배 차이가 났다.

서울 서대문구에 2018년 준공한 백련산 힐스테이트(85㎡)가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2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85㎡)은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300만~500만원에 매물이 있다. 윤 의원이 소유한 21㎡ 면적의 공덕동 오피스텔도 월세가 80만원(보증금 1000만원)이다.

서울 내 40㎡초과 월세 평균 가격이 가장 낮은 노원구 상계동에 1988년에 지어진 80㎡짜리 아파트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70만원에 등록돼 있다. 하지만 전북 정읍의 아파트와 비슷한 시기인 2016년에 지어진 성동구 하왕십리동 83㎡짜리 아파트는 보증금 5억원에 월 70만원이었다. 이런 사정은 원룸도 마찬가지다. 종로구·중구·용산구 등 도심권에는 20㎡이하 주택이 월세 30만~40만원에 나와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보유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푸르지오시티 전경. 2016년 2억 1800만원 가량 거래됐던 이오피스텔은 현재 호가가 2억 6000만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시의 월세가격 평균은 40㎡이하의 경우 보증금 966만원에 월 58만4000원이며 40㎡초과의 경우는 보증금 4670만8000원에 월 129만9000원이다. 서울 내 월세값이 가장 비싼 지역과 다른 지역간의 가격 차이도 40㎡이하의 경우 2만2000원에서 19만7000원까지 차이가 나고, 40㎡초과는 적게는 8만4000원에서 많게는 79만7000원까지 차이난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전월세상한제와 전세계약갱신제 도입으로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을 언급한 후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인가'라는 글을 올리고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고 했다. 이에 한 네티즌이 "본인은 월세 살고 있냐"라고 묻자 "몸소 실천중"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