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도 산에서도 레깅스 하나면 끝
G마켓 7월 레깅스 매출 995% 증가... 수영복·비치웨어는 역성장

워터레깅스와 짧은 래시가드를 조합해 비치웨어로 입은 김연아.

레깅스가 물놀이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레깅스 패션이 일상화한 데다 서핑, 웨이크보드, 패들보드 등 수상 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레깅스가 수영복의 자리를 점령한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서 '워터레깅스'를 태그(#)한 게시물은 12만개에 달한다. 직장인 이혜진(31) 씨는 "워터 레깅스는 일반 수영복보다 노출이 적어 덜 민망하고, 물놀이를 하지 않을 때는 운동복이나 등산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가성비가 높은 거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스윔 레깅스, 서핑 레깅스라는 이름으로 수영복에 레깅스 카테고리가 만들어졌다. 얼마 전에는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허드슨이 말리부 해변에서 레깅스를 입고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레깅스 판매가 크게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월 G마켓에서 스포츠 레깅스의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995% 신장했다. 올 상반기(1~7월) 레깅스 판매량이 28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수치가 급증했다. 반면, 수영복(-62%)과 비치웨어(-29%)의 판매율은 역성장했다.

젝시믹스는 효성과 협업해 워터레깅스를 선보였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등 폐쇄된 휴양지 대신, 산이나 바다 등 개방된 휴가지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레깅스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패션계는 물놀이에 적합한 워터 레깅스를 출시해 대응에 나섰다. 워터 레깅스는 실내 운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반 레깅스와 달리 내구성과 건조 기능, 자외선 차단 기능 등이 높아 야외활동에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노스페이스가 출시한 '서프 모어 레깅스'는 신축성이 우수한 냉감 원단으로 만들어 물놀이는 물론 등산, 실내운동 등 일상 생활에도 활용할 수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스내깅(snagging·실의 일부가 표면에 빠져나오는 현상) 방지 원단을 사용해 바위 등 자연지형물에 옷이 걸려도 손상이 가지 않도록 했다"라며 "냉감, 자외선 차단 기능 등도 있어 등산용으로 찾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젝시믹스는 섬유 전문기업 효성과 공동개발한 'X-프리즈마' 원단을 사용해 '워터 라인'을 선보였다. 수영복 전문 업체에서 사용하는 전용 원단으로 만들어 내구성이 높고 물에 젖어도 무거워지지 않고 빠르게 건조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레깅스, 브라톱, 반바지, 래시가드, 남성용 반바지 등 23가지 제품이 출시됐다.

안다르의 ‘데이앤워터 로우라이즈’(왼쪽)와 노스페이스 ‘서프 모어 레깅스’. 워터 레깅스는 해변에선 물론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안다르는 워터 레깅스 '데이앤워터 로우라이즈'를 내놨다. 빠르게 마르는 속건성 소재를 사용해 물놀이 후 체온이 급격히 저하되는 걸 방지했다. '김연아 레깅스'로 유명한 뉴발란스도 워터 레깅스와 서머 레깅스를 선보였다.

한 스포츠 의류업체 관계자는 "레깅스가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 실외복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라며 "브라톱과 티셔츠, 집업 재킷 등 레깅스와 함께 입는 상의 제품도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터 레깅스는 물놀이 직후 바로 세탁을 해야 오래 입을 수 있다. 바닷물의 염분이나 수영장의 화학 약품이 섬유에 남을 경우 기능이 손상되거나 색이 이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다르 관계자는 "손빨래해 가볍게 물기를 짜준 후 마른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후 자연 건조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세탁기로 빨 땐 세탁망에 넣어 가장 약한 코스로 세탁하는 것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