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 428억 달러·전년比 7%감소… 4개월 만에 감소폭 한 자릿수
美·中 수출 21개월 만에 '동시 플러스'... 수출 15개 품목 중 6개 '플러스'
산업부 "긍정적인 신호…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안심 못해"

한국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출규모도 4개월만에 처음으로 4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미국으로 수출은 코로나 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고 대중국 수출도 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EU(유럽연합) 수출 감소율도 축소됐다. 우리나라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수출이 동시에 플러스 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1개월만에 처음이다.

부산광역시 부산신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박스. 사진 연합뉴스

◇ 미국·중국 수출 ‘플러스’... EU도 수출 감소폭 줄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2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385억6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1.9%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2억7000만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는 5개월째 지속됐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된 3월(-1.6%)부터 5개월째다. 다만 수출 감소율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대(-7%)로 줄었다.

우리나라 3대 수출국인 중국·미국·유럽연합(EU) 등 3대 수출 시장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최대 수출국인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2.5%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미국도 7.7% 증가로 코로나 국면서 첫 플러스 전환했다. EU는 11.1% 감소했지만 감소율이 1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자료=산업부

중국은 코로나19 진정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생산·소비·투자·무역 등 안정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전체 수출에서 25%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4개월 만에 미국의 자동차 수출이 14.2%로 플러스로 전환 됐다. 미국 정부의 2차 보조금 지급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완성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미국내 6월 신차판매는 전월대비 5.7% 증가했다.또 북미 데이터센터내 반도체 수출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EU는 자동차의 수출 감소폭 개선과 바이오헬스·컴퓨터의 수출 호조 등으로 마이너스(-)20%대까지 하락했던 감소율이, 이달 들어 11.1%로 감소폭을 줄였다. 자동차 수출은 -10.4%로 5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 5월 -29.6% 까지 줄었던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대폭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금융위기, IT버블, 저유가 사태 등 과거의 수출 위기시에는 위기 초반 감소율이 악화되거나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코로나19의 경우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글로벌 교역순위도 상승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는 작년과 동일과 7위이지만, 교육 규모는 1계단 상승한 8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수출증감률이 중국·홍콩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 떠오르는 수출 효자 ‘바이오헬스’... "코로나19 3차 대확산 우려, 안심할 수 없다"

품목별로는 15대 주요 수출품 중 바이오헬스(+47.0%), 컴퓨터(+77.1%), 반도체(+5.6%), 선박(+18.0%), 가전(+6.2%), 무선통신기기(+4.5%) 등 6개 품목에서 전년 대비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바이오 헬스는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 심화에도 국내 제약사가 신규 출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시장 판매 및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요 증가, 높은 K방역기기 신뢰도를 바탕으로 진단기기 등으로 수출이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7월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47억 달러로, 2018년 7억1000만 달러에 비해 6.6배 늘었다.

자료=산업부

컴퓨터는 서버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온라인 강의, 화상회의 등에 따른 SSD 수요가 급증했다. 또 전 세계적인 재택 근무 활성화에 따른 노트북 수출도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텐센트,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의 서버주문 증감률은 전년대비 6.26% 증가했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한 제조사의 부품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상반기 부진했던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세에도 영향을 줬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름철 소강 상태에 접어든 코로나19가 가을·겨울철이 되면서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워지면 더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부터 수출 감소율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7월 들어서는 한 자릿수대에 진입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와 전세계 경제성장과 교역시장의 위축 등을 볼 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