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편입 가능성 높고 SK바이오팜은 불투명
편입 예상종목 투자시 이미 고평가됐는지 고려해야

세계 최대의 증시 관련 지수 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8월 정기 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지수에 새로 편입될 종목과 제외될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SCI 지수는 매년 5월과 11월의 반기 리뷰 시점과 2월과 8월의 분기 리뷰 시점에 시가총액 등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편입 종목을 변경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오는 8월 13일 한국 지수의 분기 리뷰(Quarterly Index Review)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종목교체가 있는 경우 8월 31일 증시가 마감된 이후 MSCI 지수에 반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씨젠(096530)등 제약·바이오 회사가 MSCI 한국 지수에 새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000880), 현대백화점(069960), 포스코인터내셔널, 대우건설(047040)은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MSCI 한국 지수는 추종 자금이 약 57조6000억원 규모다. 이 지수에 포함되면 주식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경 이벤트는 초과수익 추구에 있어서 중요한 기회"라며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을 리뷰가 발표될 때 사서 변경일에 파는 것이 대표적 전략"이라고 했다.

다만 지수 편입 예상 종목이 이미 고평가됐을 수도 있고 지수 추종 자금의 유입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외로 작을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곽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신규 편입 예상 종목의 경우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로 매입수요에 따른 주가 변동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통 MSCI 지수는 반기 리뷰 시점(매년 5월과 11월)에 종목 변경 규모가 크고, 분기 리뷰 시점(2월과 8월)에는 종목 변경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5~7월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총 순위도 많이 달라졌고 구성 종목 변경 가능성도 커졌다. MSCI가 시총을 기준으로 편입종목과 탈락종목을 정하기 때문이다.

MSCI는 7월의 마지막 10거래일 중 임의로 정한 하루의 시총이 MSCI 자체 기준선을 넘을 경우 지수에 편입하고 기준선 아래 있을 경우에는 지수에서 제외한다. 지수 신규 편입을 위해서는 시총이 MSCI가 정한 컷오프 금액의 180%를 넘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리뷰의 컷오프 금액은 2조1000억~2조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총 3조7800억~3조9600억원을 넘으면 편입 가능성이 높다. 또 사고 팔 수 있는 주식을 기준으로 계산한 유동시가총액이 컷오프 금액의 90%(1조8900억~1조9800억원)를 넘겨야 한다.

반면 기존 지수 편입 종목이 컷오프 금액의 50%(1조500억~1조1000억원)에 미달하면 지수에서 제외된다.

이런 조건을 감안하면 29일 종가 기준 시총 6조2489억원인 씨젠의 편입 가능성이 높다. 시총 3조9739억원인 신풍제약(019170), 시총 2조3975억원의 알테오젠(196170)도 편입 가능성이 있다.

SK바이오팜의 지수 편입은 불확실하다. 시총은 14조6054억원에 이르지만 MSCI 기준에 따른 유동시가총액 조건(약 1조8900억~1조9800억원으로 추정)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주식 중에는 일정 시기까지 매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기관투자자들이 확보한 물량이 많아 실제 거래되는 주식수는 전체의 13.4% 수준이다. MSCI의 유동시가총액 기준을 산정하는 방식에 따르면 1조800억~2조원 수준이다.

반면 시총 1조9302억원의 한화, 1조7396억원의 포스코인터내셔널, 1조5149억원의 대우건설, 1조3878억원의 현대백화점 등의 지수 제외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NH투자증권(005940)은 MSCI 한국 지수 내 제외 종목이 없을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제외되는 종목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신한금융투자는 29일 보고서에서 "8월 분기 리뷰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경우 MSCI 지수를 추종하던 매도 수요 추정금액이 일평균 거래대금의 8배를 넘는다"면서 "MSCI 한국 지수에서 제외되면 향후 주가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MSCI 지수내 비중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MSCI는 지수에 포함된 개별 종목 비중을 정할 때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반영한다.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많은 종목에 대해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들은 SK텔레콤(017670)주식을 꾸준히 매도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외국인이 살 수 있는 주식의 한도가 늘어난 상태고 MSCI가 지수 내 비중을 산정할 때도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은) 8월 MSCI 비중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비중이 상향 조정되면 외국인 자금 등을 포함한)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돼 더 이상의 외국인 지분율 하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