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논쟁 해결하려면 글로벌 1계위망부터 구축해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글로벌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실, 미래통합당 김영식, 이영 의원실, 한국경영과학회와 함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두번째 시리즈, ‘글로벌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김병철 앨라배마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 서비스제공자(ISP, 주로 통신사)가 주장하는 ‘망중립성의 완화가 투자유인을 증대한다’는 논리가 모순됐다고 지적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망이 일종의 공공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차별 없이 동등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김 교수는 "공항에서 이코노미석 승객의 수속이 많이 지연될 때 비즈니스석의 상대적 가치가 올라가듯 망중립성이 사라지면 망 전체에 대한 투자는 떨어지고 오히려 고급망에 대한 투자만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 영세 콘텐츠 제공업체(CP)및 스타트업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래픽이 늘어나고 이용료는 저렴해져야 디지털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페이스북-방통위 소송과 넷플릭스방지법 등 망사용료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국내 ISP의 국제망 투자 부족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규모가 유사한 ISP끼리는 무정산이지만 규모가 다른 경우 작은 ISP가 더 큰 ISP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국제 규약"이라며 "하지만 한국의 ISP는 국제망 1계위 사업자가 아니다 보니 해외 컨텐츠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비싼 국제망 접속료를 지불해야 하고 이 비용이 결국 국내 사용자와 CP에게 전가된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ISP 중심, 내수 중심의 근시안적 네트워크 정책을 벗어나 글로벌 1계위망을 갖추도록 네트워크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이동통신3사의 마케팅 비용이 8조540억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설비투자비용과 맞먹고 R&D 투자액의 10배에 이른다고 했다. 김 교수는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지금 국내에서 점유율 확장을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위한 설비 구축이라는 본연의 의무를 선행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