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신의 트위터 글, 박원순 비판에 쓰이자
"'기승전-조국' 장사, 마이 뭇다"며 '원론적 견해' 밝혀
"양측 대등하게 실체적 진실을 두고 다퉈야"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월 19일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것과 관련해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원론적 견해'를 밝혔다.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취급돼 고통받는 경우도 많지만, 억울하게 성폭행 범죄인으로 무고를 당해 고통을 받는 경우 역시 실재한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기승전-조국 장사, 마이 뭇다('많이 먹었다'의 부산 사투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기승전-조국' 장사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졸저 '형사법의 성편향' 등에서 밝힌 나의 '원론적 견해'를 요약해서 알린다"며 글을 적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앞서 조 전 장관은 2014년 트위터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한 언론사 칼럼 '개저씨'를 공유하고, "성추행을 범한 후에도 피해자 탓을 하는 '2차 피해'를 범하는 '개'들이 참 많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6일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 A씨를 '피해 호소인'으로 부르는 것과 관련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민주당이 비리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는 데 쓰고 있다"면서 조 전 장관의 2013년 트위터 글을 올렸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초동 수사부터 대법원 판결 때까지 시민의 입, 손, 발을 묶어놓고 국가기관 주도로 사건의 진실을 농단하려는 수작이다"라고 썼다. 진 전 교수는 " 이 (민주당의) 꼼수를 멋지게 일갈한 분이 세계문화유산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조만대장경(조국과 팔만대장경을 합친 말) 저자"라고도 했다.

이같이 과거 SNS 글이 현재 여권을 비판하는 데 사용되자, 조 전 장관이 "고(故) 박원순 시장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고 또한 나를 비방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원론적 견해'를 밝힌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은 '원론적 견해'는 △성범죄 피의자, 피고인이 유죄로 추정되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취급돼 고통받는 경우도 많지만, 억울하게 성폭행 범죄인으로 무고를 당해 고통을 받는 경우 역시 실재한다 △형사절차는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함과 동시에 피의자,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래야 양측은 대등하게 실체적 진실을 두고 다툴 수 있다 △여성주의와 형사법은 '교집합'을 만들어내야 하고, 이 점에서 여성주의는 '조절'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조 전 장관은 그러면서 "우회적 방식으로라도 이 사건에서 누가 어떤 책임을 얼마만큼 져야 할 것인지 드러나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