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오틀리, 지분 10% 매각하고 블랙스톤이 매수
평가액 2조4000억…우유 대체 식물성 식품 수요 급증
카타르 국부펀드, 식물성 식재료 기업에 2700억 투자

스웨덴 귀리음료 회사인 오틀리(OATLY)에 투자한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배우 나탈리 포트만(왼쪽부터).

스웨덴 귀리음료 회사인 오틀리(OATLY)에 미국 '큰 손'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슐츠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배우 나탈리 포트만은 물론, 유명 힙합 가수 제이지가 설립한 연예기획사 록 네이션도 합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틀리가 최근 미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주도하는 투자 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412억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오틀리는 회사 지분 10%를 매각하고, 블랙스톤이 조성한 펀드가 매수자로 나설 계획이다. 이 펀드의 투자자는 오프라 윈프리와 하워드 슐츠 전 회장, 나탈리 포트만 등 미국 재계 및 연예계 저명 인사들이다.

스타급 그룹의 투자로 오틀리의 평가액은 20억달러(약 2조 4000억원)에 달한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이를 계기로 오틀리가 향후 12~18개월 안에 기업공개(IPO)를 거쳐 뉴욕 증시에 상장하거나 대형 식품기업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도 했다.

스웨덴 귀리음료 회사인 오틀리(OATLY)의 제품 사진.

◇"건강에도 좋은 친환경 제품 사겠다" 식물성 식재료 수요 증가

미 유명인사들이 오틀리에 집중하는 것은 귀리음료의 높은 인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 분석 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최근 4개월 동안 오틀리의 미국 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 올랐다. 매출은 지난해에만 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의 두 배 수준이며, 현재까지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WSJ와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귀리음료 등 식물성 식품이 환경 보호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라 소비자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또 식물성 식단으로 전환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이것이 인기 문화로 자리잡을수록 식물성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한층 커진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젖소에서 얻는 전통적 우유의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귀리, 아몬드, 코코넛으로 만든 우유 판매는 빠르게 늘고 있다"며 "40대 이하에서는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지속 가능한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쓰려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특히 귀리로 만든 우유는 아몬드나 코코넛 우유에 비해 제조과정에서 물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 우유 대체품으로 선호도가 높고, 커피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는다고 WSJ은 전했다.

식물성 식재료에 대한 글로벌 투자 시장의 관심도 높아졌다. 식물성 육류 생산업체인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13일 기준 주당 130달러로, 지난해 상장 당시(25달러)의 5배가 됐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올해 초 귀리우유 등 식물성 음료 제조업체인 캘리피아 팜스에 약 2715억 원을 투자했다. 다국적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슬레와 스타벅스는 최근 유제품이 아닌 귀리 우유 및 아몬드 우유 크리머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세라 플레처 오틀리 대변인은 "이번 투자는 회사 지분의 10%를 차지한다"며 "투자로 들어온 돈은 유럽, 미국, 아시아에서 우리 제품의 생산과 유통 능력을 확대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장이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소문일 뿐"이라면서도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