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설장비 판매 호조로 국내 건설기계 기업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굴삭기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건설기계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이 좋지 않았다"며 "미국 시장이 회복되는 3분기부터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中 굴삭기 시장 성장세에 건설기계 업종 기대 컸지만…

국내 건설기계 기업들은 3월부터 시작된 중국 건설기계 시장의 빠른 회복세에 기대를 받았다. 16일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15만5447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2만4752대)보다 24%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DX340LCA 제품.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정부가 내세운 경기 부양책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상반기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1만728대로, 전년도 상반기(9707대)에 비해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기계는 4417대로 전년도 상반기의 90% 수준을 기록했다. 두 기업은 2분기 급작스레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중국 현지 공장을 밤낮없이 가동해야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2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도 2분기 대비 47%, 현대건설기계는 62%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건설경기가 호조세였지만, 2분기 실적 발표로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엔진사업부와 두산밥캣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매출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에서 나오는데, 4~5월 코로나19로 셧다운하면서 판매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두산밥캣은 지난 4월 2주 이상 공장 문을 닫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도 신흥 시장의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특히 2분기 인도에서는 가동 중단과 매출 역성장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매출 비중이 25%로 작고, 동남아, 브라질, 러시아, 중동 등 신흥시장(25%)과 인도(10%) 비중이 높아 실적이 더욱 부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 "3분기는 좀 더 나아진다"… 미국 인프라 투자 기대감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미국시장이 안정화되는 3분기부터는 건설기계 업체들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241560)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6% 감소하는 등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 호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시장도 6월부터는 생산과 영업이 정상화단계에 진입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처럼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주택 관련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 건설업 지수도 바닥을 쳤다"며 "선진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봉쇄조치가 끝나 두산밥캣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