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본격화된 2월부터 플랫폼 확대에 나선 네이버
카카오 업무용메신저 연내 출시… "내부 테스트 중"
매년 5%씩 성장하는 협업툴 시장은 '새로운 먹거리'

일러스트=박길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업무를 돕는 ‘협업툴’이 각광받는 가운데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가 격돌을 앞두고 있다. 앞서 협업 플랫폼 시장에 진출해 선점 효과를 본 네이버와 최근 빠른 속도로 제휴 업체를 확대해 나가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카카오 중에 누가 우위를 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카카오 AI(인공지능)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협업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연내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며 "현재 내부적으로 베타테스트를 통해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워크는 보안이 강화된 메신저 기반의 기업용 업무 플랫폼이다. 국내에서 익숙한 카카오톡 형태라는 게 강력한 무기다. 카카오톡과 동일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이모티콘도 사용할 수 있다. 업무 메신저 기능뿐만 아니라 조직도, 전자결재 등 사내 시스템과 연동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앞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근무, 유연한 업무환경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다수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며 종합 업무 플랫폼인 카카오워크를 하반기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가 그동안 쌓아온 계열사와 제휴 인프라도 강점으로 꼽힌다. IT업계 관계자는 "100개에 이르는 카카오 계열사에서 쓰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클 것"이라며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AI 서비스 관련해 제휴를 맺은 상당수 기업들도 잇달아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워크가 정식 출시되면 HMM(구 현대상선), 교보생명, NH투자증권 등이 우선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한국은행 △특허청 △LG전자 △삼성물산 리조트(에버랜드) △365mc병원 △KBS △이랜드 문화사업부 △경동택배 △도시가스업체 등 또 다른 제휴사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웍스모바일은 지난 8일 기간 한정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라인웍스 프리’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자회사 웍스모바일에서 만든 협업 플랫폼 ‘라인웍스’를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지난 2월부터 ‘라이트’ 버전에 한해 기간 한정으로 무료 배포하는 등 마케팅에서 카카오보다 한 발 앞선 상황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라인웍스의 주 고객층이다. 무료 배포도 주로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 대한 지원이었다. 최근에는 기간 한정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라인웍스 프리’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은 ‘라인웍스 프리’를 통해 메시지, 캘린더, 게시판, 설문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공용 용량 5GB를 제공받는다.

네이버는 라인웍스 무상 지원 캠페인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3월부터 6월까지 ‘라이트’ 상품 가입자 수는 이전 3개월 대비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확산이 거셌던 지난 4월 기준으로 올해 1월과 비교해 국내 서비스 사용량은 다자간 영상 통화가 28배, 음성 통화 25배, PC화면 공유 15배 이상 증가했다.

라인웍스는 일본에서도 수요가 큰 플랫폼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기업들도 비대면 업무 대비에 한창"이라며 "일본의 라인웍스 주간 가입자수는 한때 연초 대비 23배까지 급증하기도 했다"고 했다.

협업툴 시장의 성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다. 삼정KPMG가 발표한 '코로나19로 가속화될 디지털 워크 및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툴 시장 규모는 2018년 110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서 올해 12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2023년 136억달러(약 16조7000억원)로 5년 동안 연평균 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