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독점 우려에 구글 "정보 아닌 기기만 거래"
"독점금지조사 피할 수 있어...애플·삼성·샤오미 추격"

구글이 스마트워치 업체 핏빗의 건강 데이터를 광고 사업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글이 스마트워치 전문업체 핏빗(Fitbit)에서 수집한 건강 데이터를 광고 사업에 사용하지 않기로 유럽연합(EU)과 서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21억달러(약 2조5343억원)규모의 핏빗 인수과정에서 구글의 독과점 및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재차 제기된 만큼, 정보가 아닌 기기에 한정된 거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구글은 전날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21억달러 규모의 인수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Fitbit의 건강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을 제공한다"며 "EU와 함께 Fitbit 데이터가 광고에 사용되지 않을 거라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보호하는 방안에 협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은 핏빗 입찰금에 대한 독점금지 조사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한 건강 데이터 부문의 화웨이와 샤오미, 스마트워치 시장의 선두주자인 애플과 삼성을 추격하는 데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지난해 11월 핏빗을 21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자 인수 과정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했었다. 구글이 스타트업의 신규 시장 진출을 막아 웨어러블 기기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집행위는 구글이 핏빗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할 경우 오·남용이 발생할 거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일별 보행 수와 심장 맥박, 수면 질 등 민감한 정보를 광고 사업에 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로이터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해당 거래를 승인할지, 구글 측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지, 아니면 심각한 우려가 있을 경우 4개월에 걸친 조사를 개시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경쟁국들과 사용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1분기 세계 웨어러블 시장의 29.3%를 차지했으며, 샤오미, 삼성, 화웨이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핏빗의 시장 점유율은 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