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2분기 호실적에 가구업계 주가 동반 상승
코로나 19 영향·부동산 규제 효과 '중장기 호재' 기대

한샘의 ‘깜짝 실적’에 가구업계가 일제히 웃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홈코노미(homeconomy·집에서 소비활동이 이뤄지는 경제 현상)’의 확산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리모델링 수요에 업계 전체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7분 기준 한샘(009240)주가는 전날 대비 3.15% 오른 11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 한샘의 주가는 전날보다 17.34%(1만6400원) 오른 1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최고 11만6500원(23.15%)까지 올라 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2018년 6월 19일(11만3500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가다.

한샘 키친앤바스 전문관 스퀘어원 연수점 매장 전경.

한샘 주가가 급등한 건 2분기 호실적 발표의 영향이다. 한샘은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9% 증가한 5172억원, 영업이익은 172.3%가 급증한 2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샘 관계자는 "전사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을 기록한 건 2015년 4분기 이후 8분기(4년 6개월)만"이라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졌던 성장의 시대를 재개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샘이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는 리모델링 사업 ‘리하우스’의 성장세와 코로나 19 영향에 따른 ‘집콕족’의 가구 수요 확대가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리하우스의 경우 리모델링 전과정의 종합 직시공 패키지 건수가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샘의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 건수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6%, 20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분기 온라인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35% 늘었다. 특히 가구 제품 매출이 21.1%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직매장과 대리점 매출도 각각 14.6%, 15.0%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꾸미기(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온라인 쇼핑 비중 확대와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가구소비가 실제 매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샘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잇따랐다. NH투자증권은 기존 7만1500원에서 12만원으로 약 68% 가량 올려잡았고,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11만5000원에서 13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또 KB증권이 10만6000원에서 11만9000원으로, 삼성증권은 9만46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한샘의 깜짝 실적은 가구업계 전체의 실적 개선 기대로 이어지며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9일 기준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079430)는 전날 대비 13.26%오른 2만1350원에 장을 마감했고, 장중 최고 2만20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외에 에넥스(011090)(7.59%)와 시디즈(134790)(7.07%), 지누스(5.32%) 등도 주가가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가구업계의 성장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코로나 19로 촉발된 비대면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이미 온라인 부문 강화에 나선 상태다. 한샘은 온라인 ‘한샘몰’ 전용 신상품을 판매 중이며, 온라인몰 전용 할인 행사를 잇따라 진행 중이다. 현대리바트는 하반기 내 결제와 제품 검색 등의 편의 기능을 강화한 ‘통합 온라인몰’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까사미아 역시 가구, 침장, 홈인테리어 등 기존 제품에 주력했던 공식 온라인샵과 별개로 이달 중 신규 온라인 플랫폼을 열 예정이다.

최근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실시한 부동산 규제가 가구업계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거란 분석도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을 극도로 통제하는 상황에서 리모델링 시장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거란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7년 28조원 수준에서 2020년 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6·17 주택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늦춰지고, 동시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노후화된 주택을 개조하려는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앞으로 가구·인테리어 관련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