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연세대·명지대, 그래핀·나노실 활용 투명·유연 센서 구현
NFC칩 내장해 스마트폰과 연동… "전자파 인체 무해한 수준"

연구팀이 개발한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졸’ 측정 콘택트렌즈. 콘택트렌즈에 삽입된 센서가 코티졸 농도를 감지하고, NFC칩을 통해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무선 전송한다.

국내 연구진이 눈물 속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를 감지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콘택트렌즈형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박장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은 연세대·명지대와 함께 눈물 속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지하고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이날 게재됐다.

현재 스트레스 측정을 위해서는 ‘전기화학분석법’ ‘흡광분석법’ 등 의료기관의 전문시설을 이용해야 해서 일상에서 실시간 측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눈에 착용해 눈물 속에 들어있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졸’ 수치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2차원 소재 ‘그래핀’으로 작은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투명하고 유연하며 무선통신까지 가능한 센서를 구현했다. 센서의 표면에 닿은 눈물에 들어있는 코티졸의 양에 따라 그래핀 트랜지스터에 흐르는 전기 세기가 달라지고, 센서가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은(銀)을 이용해 나노(nm·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실 ‘나노와이어’를 만들었다. 이 실로 그물망을 짜서 투명전극과 안테나를 유연하게 구현했다. 초정밀 3D(3차원) 프린팅 기법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칩 등을 만들었다. 스마트폰처럼 NFC칩이 센서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무선 전송한다. 렌즈 착용자가 스마트폰을 눈 가까이 가져다대면 스트레스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콘택트렌즈 설계도. 코티졸 센서, 투명전극, 안테나, NFC칩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실제 착용 실험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상용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택트렌즈가 내는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고, 일반 콘택트렌즈처럼 특수액에 담으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박 연구위원은 "모바일 헬스케어, 의료 분야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스트레스 호르몬뿐만 아니라 혈당, 콜레스테롤 등 보다 다양한 건강 지표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