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가 펀더멘탈 지나치게 웃돌아"
"900달러 찍은 올 2월에도 폭락...재현될 것"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유례 없는 주가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릴 거란 전망이 나왔다. 테슬라의 재무 건전성과 성장 가능성 등 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곧 거품이 빠지는 시기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미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 칼럼니스트 마크 헐버트는 8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에 어떠한 기준을 적용해도 실제 펀더멘탈을 과하게 웃돌고 있다면서, 테슬라 주식을 새로 사들이려는 투자자는 주가 추락에 대비해 안전띠를 단단히 매야 한다고 주장했다.

헐버트는 "지나치게 올라간 것은 반드시 내려오게 되어있다"며 테슬라 주가의 거품이 붕괴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오히려 옳은 선택을 한 것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테슬라 주가 폭락을) 예측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얼마나 빨리 거품이 꺼질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내가 테슬라 주가 붕괴를 예고한 6주 뒤 테슬라 주가는 60% 가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헐버트는 지난 2월에도 테슬라 주가 추락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 테슬라 주가는 2월 당시 900달러대를 넘어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활동 봉쇄와 수요 폭락 등으로 한달만에 350달러까지 추락했었다.

하버드대 연구진의 연구 모델도 근거로 제시됐다. 이들이 최근 2년간 주식 시장 추이와 수익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주가가 시장의 흐름에 비해 2년 간 50% 상승했을 경우 이후 2년 안에 40% 이상 폭락할 가능성이 20%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75%라면 폭락 가능성은 36%, 상승률이 125%이면 폭락 가능성은 75%, 150% 올랐다면 확률이 80%로 뛴다.

올해 2월 당시 테슬라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비해 134%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연구대로라면 2년 안에 주가가 40% 넘게 폭락할 가능성은 80%를 향해가고 있는 셈이다. 현재 테슬라의 2년 간 수익률은 S&P500 지수 상승률보다 324%포인트 높다.

이 모델은 개별 종목이 아닌 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테슬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큰 흐름을 통찰하는 시각을 제공한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이날 오후 8시(현지 시각) 기준 테슬라의 주가는 주당 1365.88달러(약 163만원)다. 전날 포브스는 테슬라가 최근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로 등극한 뒤에도 시가총액이 계속 급증하고 있다면서, 일론 머스크가 '세계 22번째 부자'가 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