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소비국 中 경기회복·공급차질 전망에 가격 올라
주식,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 찾는 투자자들 몰리기도
"하반기 구리 수요 늘겠지만 얼마나 증가할 지 불확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이 증가해 공급과잉 가능성도"

경기 풍향계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수요,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커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칠레 산티아고의 한 항구에 수출용 동정광(순도를 높인 동광석)이 쌓여있다.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전날보다 1.2% 오른 톤당 6088달러(약 728만원)에 거래 됐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8월 구리 가격도 0.2% 오른 4만9040위안(약 835만원)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달 말에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그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 확산하던 3월에는 4000달러 중반까지 하락 했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주요 원자재 가운데서도 구리 가격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구리 가격이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기 때문이다. 제조업, 건설업 등 각종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경제학자보다 실물 경제를 잘 예측한다며 '닥터 코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최근의 가격 상승은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주요 공급처인 남미 광산에서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식과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구리에 몰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구리 가격이 과대평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구리 가격이 빠르게 오른 건 주식, 채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라며 "구리 가격은 톤당 220달러~420달러가 과대평가 되어있다"고 썼다. 이어 "단기 목표가격은 5750달러이며, 저가 매수를 추천한다"고도 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상품 컨설팅 그룹인 우드 맥켄지의 엘레니 요아니데스 구리팀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 구리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제회복이 어느정도로 이뤄질 지 알 수 없고, 수요보다 공급이 더 큰 폭으로 늘어 향후 몇년 간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상품 리서치 회사인 로스킬의 조나단 반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BHP, 코델코 등 세계 최대 광산업체들이 생산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구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급이 빠르게 회복된다면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내년에 구리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