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큘레이터, '에어컨과 최적의 조합' 입소문에 선풍기 매출 첫 추월
가격대 부담스러우면 선풍기, 에어서큘레이터로 변신 가능 '팬포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전자매장에서는 선풍기·에어 서큘레이터(공기 순환기) 같은 냉방 가전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에어 서큘레이터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요.

이마트(139480)집계를 보니 지난 6월 전체 냉방 가전 매출은 지난해 6월보다 84.5% 증가했고, 이 중에서도 에어 서큘레이터 매출은 318%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에어 서큘레이터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선풍기를 앞지르기도 했는데요. 에어 서큘레이터와 선풍기 매출 비중은 58대 42(올해 5~6월 집계 기준)로 전년 동기의 38대 62에서 역전됐습니다.

그래픽=이민경

에어 서큘레이터는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앞으로 내보낸다는 점에서 선풍기와 작동 원리가 같습니다. 그러나 모양을 보면 공기를 받아들이는 후면은 넓은 반면, 바람이 나가는 전면은 좁은데요. 이 때문에 강한 압력이 발생, 고속 직진 바람이 20m 이상 뻗어 나가 집 안 공기를 순환시켜줍니다. ‘에어컨과 함께 쓸 경우 냉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이라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이 때문입니다.

서큘레이터는 상당히 먼 거리까지 직진 바람을 쏴서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냉방뿐 아니라 난방 효율도 올릴 수 있고, 공기청정기와 함께 쓰는 경우 깨끗해진 공기를 더 멀리 순환시키는 효과도 있어 사계절 가전으로 찾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다만, 직진 바람을 쏘기 위한 압력 때문에 선풍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음이 발생하고, 가격대가 10만원대 이상으로 비싼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그런데도 에어 서큘레이터가 선풍기 대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선풍기 같은’ 제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선풍기 1위 업체 신일전자가 고출력 모터(BLDC모터)를 탑재해 소음은 줄이면서 제품 헤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목 길이를 길게 하고 회전 기능도 내세운 에어 서큘레이터를 판매 중인 것이 대표적입니다.

2015년 에어 서큘레이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신일전자는 지난해 홈쇼핑에서만 에어 서큘레이터 40만대를 팔아치웠고, 올해는 50만대를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폭염이 예상되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하는 시간이 늘면서 에어 서큘레이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올들어 현재까지(6월 21일까지 집계) 총 32만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23만대)보다 40%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고 했습니다.

10만원대가 넘는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최근 유튜브 등에서는 선풍기를 ‘에어 서큘레이터화’할 수 있는 비법 공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팬포머’를 검색하면 선풍기 전면부 덮개를 공기를 좁게 멀리 퍼뜨려줄 수 있는 키트로 1만~2만원이면 쉽게 교체할 수 있는데요. 교체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에어 서큘레이터만큼은 아니지만, 선풍기의 잔잔한 바람을 큰 소음 없이 널리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작은 방용으로는 더 제격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올여름은 역대급 무더위가 올 것이란 전망입니다. 초여름인 6월만 봐도 전국 최고기온·평균기온이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하고요. 장마철이 끝나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는 무더위가 특히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무더운 여름, 우리 집에 꼭 맞는 냉방 가전과 시원하게 ‘거리두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