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빅히트 '온라인 콘서트' 대박… 블랙핑크 '유튜브 기록 갱신'에 YG도 웃음
중소 기획사는 여전히 위기… 짙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 투어를 취소한 연예기획사들이 '온라인 콘서트'로 활로를 찾은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앨범 발매와 신인 아티스트 데뷔도 차츰 정상화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유료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 SM '비욘드 라이브'·빅히트 '방방콘' 대성공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는 지난 4월 신개념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선보였다. 온라인 공연은 '공짜'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인터랙티브 소통에 초점을 맞춘 유료 공연을 진행한 것.

첫 주자는 SM의 연합그룹 슈퍼엠(SuperM)이었다. 첫 공연부터 대박이 났다. 120분간의 온라인 콘서트의 관람료는 3만3000원. 당시 시청자는 7만5000명에 달했다. 이를 곱하면 1회 매출 25억원이 산출된다.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티켓 가격은 ⅓가량 저렴하지만, 3배를 훌쩍 뛰어넘는 관람객을 유치하며 막대한 공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이후 웨이션브이, NCT DREAM, NCT 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까지 비욘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중 슈퍼주니어의 공연은 12만명이 넘는 관객을 유치하며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슈퍼주니어가 해외 투어 콘서트를 서너 번은 해야 얻을 수 있는 티켓 수익이다.

미국 ABC 뉴스는 '비욘드 라이브'에 대해 "K팝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최첨단 AR 기술과 실시간 소통으로 라이브 콘서트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K-POP 열풍을 이끄는 방탄소년단(BTS)도 코로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정규앨범 4집을 발매한 BTS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투어 일정을 전면 중단해야 했다. BTS의 해외 투어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선 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우려는 오래가지 않았다. BTS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에 세계 각국의 '아미'(BTS의 팬클럽)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BTS가 지난달 14일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한 '방방콘 더 라이브'(방방콘)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가 75만명을 넘었다. 공연 티켓은 팬클럽은 2만9000원, 팬클럽 미가입자는 3만9000원이었다. 관람객 모두가 팬클럽이라고 상정해도 티켓 매출은 2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유료 온라인 콘서트가 크게 성공하면서 업계에선 KPOP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케이팝 연예기획사 간담회'에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욘드 라이브'와 '방방콘' 등 독창적인 온라인 공연을 선보였다"며 "한국 대중음악 산업이 한류 확산과 융합을 의미하는 신한류를 창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산업 콘텐츠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김현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도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내년 예산사업으로 중소기획사들이 온라인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고 했다.

블랙핑크.

◇ YG '블랙핑크' 글로벌 흥행에 함박웃음… JYP는 신인 그룹 '니쥬'에 기대감

소속 아티스트들이 연달아 마약 사건에 연루되고, 최대 주주인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가 '마약 수사 무마 의혹'에 휘말리는 등 악재가 겹쳤던 YG는 블랙핑크 덕분에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26일 디지털 싱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발매한 블랙핑크는 연일 '기네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간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는 하루 만에 8630만 뷰(조회 수)를 기록하며, '공개 24시간 내 유튜브 동영상 최다 조회수' 세계 신기록으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공식 등재됐다. 또 공개 32시간 만에 조회 수 1억 뷰를 넘어서며 유튜브 역대 최단 시간 1억 뷰를 돌파했다.

레이디 가가와 함께 부른 '사워 캔디'도 빌보드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어 블랙핑크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핑크는 이달이나 다음 달 중 두 번째 신곡을 공개하고, 9월 첫 정규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랙핑크의 흥행 성공에 YG의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지난달 22일 3만450원에서 3일 3만8750원으로 10여 일 만에 27% 올랐다.

JYP Ent.(이하 JYP)는 최근 선보인 신인 아이돌 걸그룹 니쥬(NIZIU)가 일본 시장에서 데뷔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1월 정식 데뷔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발매한 PRE-DEBUT(데뷔 전) 디지털 싱글 '메이크 유 해피(Make You Happy)'는 일본 라인뮤직과 아이튠즈 등 주요 인기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그동안 한 그룹을 다국적으로 구성해 해외 시장에 공략해 왔던 JYP는 최근 들어 현지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니쥬의 경우, Mnet의 '프로젝트 101'처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했다. JYP는 지난해 7월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사전 오디션을 거쳐 20여 명의 니쥬 후보생을 선발하고, 한국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방영했다. 지난달 26일 최종회에서 9명의 멤버를 확정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니쥬가 트와이스와 비슷한 성공 가도를 걸을 것이라 관측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일 "니쥬는 마치 3년 전 트와이스를 보는 듯하다"면서 "음원, 뮤직비디오 등에서도 각종 기록을 세우고 있다. 트와이스의 일본 내 모든 데뷔 기록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칠성사이다의 새 모델로 발탁된 BTS.

◇ 중단된 '공연'에 중소형 기획사는 '난항'…CF도 쏠림현상 짙어

빅4 기획사가 온라인 콘서트와 앨범 발매, 신인 데뷔 등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반면, 중소 연예기획사들은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유료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하고는 있지만, 대형 아이돌이 아니라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중소형 기획사들을 위해 온라인 콘서트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예산 편성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지긴 어려운 실정이다.

아이돌 그룹의 핵심 수입원 중 하나인 CF 계약도 대형 기획사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본 아이돌은 BTS다. BTS는 올해 들어서만 '현대자동차' '바디프렌드' '칠성사이다' '배스킨라빈스' 등의 신규 모델로 발탁됐다. 또 삼성전자와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갤럭시 버즈+ BTS 에디션'을 출시한 데 이어, '갤럭시 S20 BTS 에디션'까지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빅히트가 BTS의 신규 CF를 통해 해외투어 중단으로 인한 손해의 상당 부분을 메꾸게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 외에도 오비맥주는 ‘카스’의 여름 캠페인 모델로 엑소 멤버인 세훈과 찬열을 발탁했고, 롯데제과는 스낵 신상품 '에어 베이크드'의 모델로 블랙핑크의 제니와 계약을 맺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마케팅 판촉 활동이 제한되면서 많은 기업이 신규 광고 제작 등 광고 선전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광고 집중도가 좋고,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는 케이팝 그룹을 모델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