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렘데시비르의 석 달 치 공급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렘데시비르를 생산하는 길리어드 사이언스로부터 총 50만병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길리어드의 7월 생산분의 100%, 8월과 9월 생산분의 90%를 모두 합친 물량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렘데시비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5월 긴급 승인한 현재로선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다. 미 국립보건원(NIH)이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과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하는 효과를 냈다.

생산물량이 한정된 램데시비르를 미국이 싹쓸이했다는 소식에 유럽연합(EU)가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렘데시비르를 생산하는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번 협상이 EU 회원국을 위해 렘데시비르를 비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현재 영국이나 독일 정부는 렘데시비르 보유량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면서도 "미국 정부의 3개월치 선점은 이 약이 필요한 다른 많은 사람에게 돌아갈 분량이 부족해질 것을 의미한다"며 우려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미국이 램데시비르의 3개월치를 사들인다는 소식에 "정확한 파악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이들이 필요한 약품 등에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일부터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렘데시비르 투약을 시작한 한국도 길리어드와 협상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는 길리어드로부터 일정 부분을 기증받고, 8월 공급 물량을 일정 부분 구입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