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브렌트유 전망치 60달러→50달러로 낮춰
1분기 당기순이익 46% 급감…2분기에는 충격 더 클듯
로열더치셸, 부채만 87.8조…80년 만에 배당 축소

유럽 최대 석유기업 로열더치셸이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2분기에 220억달러(26조4000억원)를 손실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22년도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60달러에서 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 최대 석유기업 로열더치셸이 2분기에 26조4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손실 처리할 예정이라고 30일(현지시각) 밝혔다.

3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열더치셸은 "2분기에 150억달러~220억달러(18조원~26조4000억원)의 세후 비현금성 감손 비용(non-cash impairment charges)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손 비용이란 향후 보유자산 가치나 투자사업 수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을 예상해 미리 회계에 손실로 처리해 두는 돈이다.

석유와 가스를 팔아 수익을 내는 이 회사는 코로나로 촉발된 수요, 공급 충격과 산유국의 증산 경쟁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0~70달러에서 거래되다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작년의 절반인 30~40달러 수준이다.

로열더치셸은 북해산 브렌트유 2022년 전망치를 기존 60달러에서 50달러로, 북미 셰일가스 지표인 헨리 허브 가스는 100만Btu(MM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3달러에서 2.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2023년 이후에는 국제유가는 60달러, 가스는 3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열더치셸을 비롯해 엑손모빌, 셰브론, BP, 토탈 5대 글로벌 석유 기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45.2% 급감한 85억달러(10조2000억원)에 그쳤다. 미국과 유럽의 도시봉쇄가 본격화된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배당 수익률을 안겨줬던 로열더치셸은 1분기 배당금을 전분기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인다고 4월 밝혔다. 이 회사가 배당을 축소한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로열더치셸은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에 들어가는 돈을 빚을 내 마련해왔다. 그렇게 쌓인 부채가 730억달러(87조8000억원)에 이른다. 유가 하락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며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배당 축소, 자사주 매입 중단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