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불발 단독 원구성 통합당 책임론
"느낌이" "정황상" "추측으로"
고민정 "이런 큰 일을 한 사람이"
진성준 "정황상 강력한 개입 있었다"
백혜련 "김종인 대표 반대 추측"
김영진 "협상 과정에서 그렇게 느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30일 여야 협상 불발로 민주당 정보위를 제외한 전체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것에 대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일일진행자로 나선 자리에서 인터뷰 대상자로 출연한 민주당 진성준 의원에게 질의응답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진성준, 백혜련 의원

고 의원은 전날 협상 결렬 상황을 설명하며 "김태년 원내대표도 가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김 위원장이 과도하게 원내 상황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며 "김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라는 분석들도 많던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진 의원에게 물었다.

이에 진 의원은 "정황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이 강력하게 개입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되는 지점이 있다"며 "2차 합의는 주말인 일요일 오후 합의가 됐고 통합당 의원총회 등 절차 없이 월요일 오전 10시에 곧바로 추인이 부결돼 버렸다"고 했다.

진 의원은 그러면서 "그걸 보면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가합의안을 들고 갔는데 여기서 승인을 받지 못한 게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한 사람의 뜻으로 이런 큰일들이 좌지우지된다는 게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될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한 백혜련 의원도 원구성 협상 결렬과 관련해 "김종인 대표가 반대를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추측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행자가 '상황 논리로 말하는 것이냐"라고 하자 "그분들이 만나서 대화한 내용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나"라며 "원내대표 합의했던 것이 하룻밤만에 뒤집히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종인 탓'을 라디오에서 나와 설파한 세 사람은 이번 원 구성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전날(29일) 통합당의 원 구성 거부 배경에 김 비대위원장이 있다라는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의 주장이다. 김영진 수석은 여야 협상 결렬 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당에서 주 원내대표의 협상, 합의 결정권을 인정해주는 게 필요하다. 김종인 위원장이 과도하게 원내 사안에 개입한다"고 했다.

김 수석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나와서도 같은 주장을 거듭했다. 김 수석은 "김 위원장이 18대 0으로 가이드라인을 줬다"며 "원구성 자체를 차기 대선 전략으로 18개 민주당이 다해서 책임져봐라. 문 정권은 2년동안 실패하니 2년 후 대선 이긴다는 전략으로 접근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수석은 '김 위원장의 배후 조종과 관련해서 당사자에 확인은 했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여러 과정에서 분명히 느껴졌다"라며 "모든 통합당이 이를 사람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국회 원 구성 협상 결렬 배경에 김 비대위원장의 이른바 '입김'이 작용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통합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김종인 위원장의 개입설은 심각한 허위사실이다. 민주당의 사실 호도가 지나쳤다"고 구두 논평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