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26일 롯데백화점 노원점, 영등포점 등은 면세점 재고 명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백화점 개장 시간은 10시 30분이었지만, 소비자들은 새벽부터 줄을 서며 백화점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25일 롯데백화점 노원점의 경우 이날 하루 약 3000명이 명품 판매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백화점에 이처럼 많은 소비자들이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롯데백화점은 내부적으로 면세점 재고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 전략이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명품 매장엔 소비자가 줄지 않는 것을 보며 면세점 재고 명품 할인판매를 오프라인으로 시도한 것이다.

롯데 측은 재고 명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이를 사러 온 소비자들이 백화점 내 다른 매장을 둘러보며 상품을 구매할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롯데백화점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에도 ‘우리 백화점은 잘 되고 있다’는 점도 알리는 효과도 누렸다. 이는 코로나로 백화점 쇼핑을 억제해왔던 다른 소비자들이 "나도 한번 백화점에 가볼까" 하는 충동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25일부터 28일까지 63억원에 달하는 명품을 팔았다. 명품 판매로 인한 집객 효과로 주말 매출(26~28일)은 전년 대비 무려 16%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주말 매출이 평균 마이너스 2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롯데 측은 이번 재고 명품 판매가 회사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리스크도 컸다. 만약 롯데백화점에 재고 명품을 사러 왔던 소비자들 중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이런 위험부담 때문에 면세점 업계에서 롯데와 경쟁관계에 있는 신세계, 신라는 온라인으로만 재고 명품을 판매했다. 신세계는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소비자가 몰리는 등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온라인 판매 행사만 진행했다. 재고 명품 판매와 홍보보다는 소비자 안전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신세계, 신라가 손해만 본 것은 아니었다. 각 회사가 알리고자 하는 온라인몰에서 재고 명품을 판매하며 해당 온라인몰 회원을 유치했다.

다행스럽게도 29일 현재까지 롯데백화점에 명품을 사러 갔던 소비자들 중 코로나 확진자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가 대거 몰려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오프라인 매장 판매에 나선 롯데의 마케팅 전략이 과연 모두의 박수를 받을 만큼 타당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