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가와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얼어붙은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상가 투자수익률 하락세가 지속하고 임대가격도 떨어졌다. 하지만 강남 오피스만은 유독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22일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시장 동향을 분석한 ‘KB부동산시장 리뷰’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 반영되면서 1분기 상가시장 임대지표가 악화했다.

2020년 1분기 전국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상가 11.7%, 소규모상가 5.6%로 각각 전 분기보다 0.7%포인트(p), 0.1%p 증가했다. 모든 유형에서 임대가격지수도 고꾸라지며 중대형 1.5%, 소규모 1.6%, 집합상가는 1.3% 하락했다.

명동에 붙은 임대문의 안내문.

올해 1분기 상가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중대형상가는 전년 동기대비 0.57%p, 소규모상가는 0.76%p, 집합상가는 1.02%p 각각 하락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임대료 하락과 공실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투자수요 역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상가시장은 당분간 수익률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피스 시장도 사정이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1분기 전국 및 서울 오피스 임대가격은 전기대비 각각 0.8%, 0.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0.6% 하락해 2015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오피스 시장은 공실 우려와 신규 투자수요 감소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전국 및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각각 11.1%, 8.6%로 각각 전기대비 0.1%p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지역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공실 안정화에 힘입어 최근 4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강남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1분기 2.1%로 전기보다 약 0.2%p 올랐다. 서울 전역에서 강남지역만 공실률도 0.3%p 하락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신생 기업들이 강남이나 판교를 선호하고, 공유오피스도 주로 강남으로 몰리면서 공실률이 줄었다"면서 "여의도와 종로는 공급량이 늘면서 공실도 함께 늘어난 것에 비해 강남은 공실률이 낮아 투자수익률도 높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위기에 접어들자 강남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장이 불안할수록 안전한 시장으로 돈이 몰린다"면서 "서울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은 지역인 강남에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강남 오피스 수익률만 상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강남은 코로나19 여파를 덜 받은 지역 중 하나"라며 "코로나 이후 이태원, 압구정 등 관광 상권은 급락한 데 비해 주거상권이나 주변에 업무지구가 있는 강남은 선방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