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6·17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규제를 피한 2기 신도시인 김포와 파주 부동산에 수요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통 규제지역 근처에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포한강신도시 전경.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6·17 대책)’에서 의정부, 양주, 시흥, 부천, 화성, 평택, 오산, 안성, 인천 중구·미추홀구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들어갔다. 수원, 안양, 구리, 군포, 의왕, 인천 연수구·서구 등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김포와 파주는 규제를 피했다. 국토교통부는 "김포와 파주는 남북접경지역이어서 규제에서 제외했다"고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김포 집값은 0.33% 올랐고, 파주 집값은 0.27% 떨어져 별다른 상승세가 없기도 했다. 같은 기간 전국 집값은 2.21% 올랐다.

수도권임에도 이례적으로 규제를 피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이들 지역에 쏠리는 분위기다. 국토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직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다음 풍선효과 지역은 김포와 파주일 것", "김포 한강신도시 매수 문의" 등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실제 현지 공인중개업소는 벌써부터 전화통에 불이 난 모양새다. 김포시 운양동 B공인 관계자는 "평소보다 매수문의 훨씬 많이 늘었다"면서 "몇 배 정도 늘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린다.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매수 문의는 갭투자에 대한 것이 많다"면서 "하지만 매도자가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오전에 3억9000만원에 나왔던 매물이 오후에 2000만원이 오른 4억1000만원으로 호가가 바뀌었다"고 했다.

김포시 장기동 W공인 관계자도 "매수자가 집도 안 보고 계약금을 넣겠다고 할 정도"라면서 "대책 발표 이후 이틀 동안 문의가 정말 많다"고 했다. 이어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오늘만 해도 2개 매물이 계약 직전까지 갔는데, 매도가 나중에 팔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였다"고 했다.

파주시 목동동 Y공인 관계자도 "작은 평형대에 전세를 안고 투자할 수 있는 매물은 전부 다 나갔다"면서 "갭투자가 가능한 매물은 대책 발표 이틀 만에 벌써 없어서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바빠서 (기자와) 통화를 오래 하기 힘드니 다음에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50%,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30%로 제한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묶인다. 분양권 전매제한도 6개월~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 규제되고, 3억원 이상 집을 살 땐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한다.

비규제 효과로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등 부동산에 볕이 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비규제 반사이익으로 투자 수요 유입과 집값 상승이 예상되지만, ‘수용성(수원·용인·성남)’과 같은 풍선효과와 폭등까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특정 지역을 규제하면 다른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갔던 학습효과가 있고, 유동성 자금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규제를 피한 김포와 파주로 수요가 흘러갈 것 같다"면서 "투자 타이밍을 놓친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수용성은 실수요가 받쳐줬다면, 김포나 파주는 실수요가 덜 하다"면서 "폭등까지는 하기 어렵고 상승세를 이가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지점장은 "미분양이 쌓였던 검단신도시가 미분양을 털고 수요자들을 끌어모으는 걸 보면, 김포와 파주에도 비규제지역을 찾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지점장은 "다만 파주는 서울까지 교통망이 좋지 않고 실수요가 적어 급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김포는 교통 호재를 바탕으로 풍선효과가 번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