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못 버틴 국가대표 피자 브랜드의 눈물
창업주 일가 보유 지분 48.92% 인수 및 200억 유상증자 조건
업계에선 인수 가능성 '낙관론' vs '비관론' 갈려

국내 대표 피자 브랜드였던 미스터피자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지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유동성 확보 및 지배구조 개선 M&A를 위한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고 밝힌데 이어 15일엔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경영권 매각을 공고했다.

창업주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일가가 보유한 MP그룹 보통주 3953만931주(48.92%)를 모두 인수하고,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을 회사에 유상증자하는 조건이다. MP그룹은 2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적격 인수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해산물을 적극 활용한 미스터피자의 메뉴들로 인기를 누리며 가맹점을 대거 오픈하는 등 사업 규모를 키웠다. 2009년에는 상장사인 반도체회사 메모리앤테스팅을 인수해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했다. 2012년엔 '주식회사 미스터피자'에서 'MPK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7년엔 지금 이름인 'MP그룹'으로 바꿨다.

해외에도 진출하는 등 잘나가던 사업은 2017년 정 전 회장이 갑질 논란에 휩싸이고 횡령과 배임으로 구속되면서 급격히 기울었다. 이 사건으로 MP그룹에 대한 상장 적격 여부 실질 심사가 시작되면서 주식 거래는 3년째 정지된 상태다. 이 사이 MP그룹은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정 전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경영 포기 확약서' 등을 제출하며 상폐 유예했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이며 미스터피자를 외면했다. 실적도 악화돼 2017년 17억원, 2018년 3억7700만원, 2019년 24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MP그룹은 창업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새로운 투자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사업을 본궤도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MP그룹의 가치다. 국내 대표 피자 브랜드인 미스터피자를 수백억원대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관측과 함께, 피자 업종이 한풀 꺾인데다 도미노피자, 피자알볼로 등 다른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재기가 만만치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