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시아 최대 R&D 기지 육성… HTC 인력 2000명 흡수
MS, AI R&D 센터 확장… 100명 이상 인력 채용
밥 스완 인텔 CEO 작년 10월 대만 방문… "더 많이 투자할 것"

구글은 대만을 아시아 최대 연구개발(R&D) 기지로 육성중이다. 지난 2018년 대만 스마트폰 회사 HTC 인력 2000명을 흡수한데 이어 300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했다. 올 연말에는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근교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고 인력을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글은 대만 내 6개 도시에서 활동중이다.

토니 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이 구글 같은 기업에게 저렴한 인건비의 인력은 물론이고 낮은 비용으로 사무공간, 전기를 쓸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퀄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대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자부품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할 인력·역량·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다 대만 정부 역시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만 AI R&D 센터 개소식 장면.

◇ 인텔 "대만, 기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

MS는 지난해 9월 대만 AI R&D 센터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 AI 산업에 더 많이 투자하기 위해 2018년에 3300만달러(약 390억원)를 들여 설립한 센터를 강화하는 것이다. 마이클 창 MS 대만 AI R&D 센터장은 "설립 이래 1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했다"면서 "대만의 우수 인재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팀에서 일하고 첨단 R&D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대만을 방문해 80개 현지 파트너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인텔은 "대만이 기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대만에서) CPU(중앙처리장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획기적인 혁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지난해 10월 "대만은 인텔에게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수입을 안겨준다"면서 "PC 제조사인 에이서, 아수스텍 등의 본사 있으며, 파트너들과 더욱 잘 협력하기 위해 대만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대만 타이중 공장에서 1z(10나노급 3세대) 공정 기술을 사용한 DDR4 D램 칩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면서 "대만이 마이크론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노트북, 데스크톱PC에 사용되는 D램 모듈을 위해 DDR4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퀄컴, 대만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미국 반도체설계 회사 퀄컴은 올 3월 대만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고 대만중앙통신(CNA)이 보도했다. 스타트업이 시제품을 개발하고 측정하며, 디버깅(오류 수정) 작업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센터는 회의실과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지식재산권 관리도 도울 예정이다. CNA는 "센터가 스타트업 구성원 간의 지식을 교환하고 혁신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정부는 이달 초 해외 기술 기업으로부터 13억4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연간 63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대만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향후 7년간 100억대만달러(약 4000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린촨넝 대만 경제부 부부장(차관)은 "우리는 5G(5세대) 이동통신, AI, 반도체 등 3개 분야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