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그나로 교수 "일산화질소, 폐렴·혈전 방지"
사스 사태 때도 항바이러스 효능 밝힌 연구결과 나와

199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루이스 이그나로 UCLA 의과대학 교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일신화질소(NO) 기체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폐렴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씨전(Cision)은 루이스 이그나로 UCLA 의과대학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심혈관계에서 일산화질소의 역할을 규명한 업적으로 199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 건국대 석학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씨전에 따르면 이그나로 교수는 지난달 21일 ‘뉴잉글랜드오브메디슨(NEJM)’에 실린 다른 학자의 한 논문을 언급하며 일산화질소와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코로나19 사망자와 독감 사망자, 일반인의 폐를 비교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사망자의 폐에서 혈관 손상이 두드러지고 혈전(血栓)이 9배 이상 많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이 결과가 폐 속의 일산화질소 결핍 때문에 일어났다고 했다. 일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 유발, 오존층 파괴 등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기체로 알려져있지만 혈관의 염증과 혈전 발생을 막기 위해서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기체이기도 하다.

이그나로 교수는 "폐의 혈관 내피 세포는 일산화질소를 생산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 세포를 파괴해 일산화질소가 부족해진 결과 혈전과 폐렴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 연구는 일산화질소 결핍이 코로나19 환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더 위험한 이유도 설명해준다"고 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이어 "이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일산화질소를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일산화질소 주입을 통한 신생아의 저산소증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는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진도 "폐의 혈관 세포는 일산화질소 생성기관이고 일산화질소는 피가 원활히 흐르도록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그나로 교수의 주장에 동의했다.

일산화질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도 여러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효능이 있다고 연구돼왔다. 지난달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소개된 대만 장궁대 연구진의 논문은 "일산화질소가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고 복제를 억제해 호흡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또 CNBC에 따르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일산화질소가 사스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