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센서·배터리·플라스틱 등 LG家 기술력 집결
시제품 완성 "신사업 아이디어, 고도화 단계"

LG전자(066570)가 전선과 LED(발광다이오드)를 비롯해 터치·근접 등 각종 센서, 배터리를 탑재한 레고 브릭(Brick)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이를 전자레고, 이른바 ‘e-Brick’(e브릭)으로 이름 붙였다. 브릭이란 직사각형, 정사각형 등 레고의 부품 1개를 말하는 단위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연구소는 최근 ‘e-Brick으로 LEGO에 상상을 더하다’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레고 마니아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연구소가 개발 중인 e브릭은 기존 레고 브릭에 각종 전자장치를 결합한 레고 부품을 말한다. 현재 ▲7종의 기능(Function) 브릭 ▲전선 역할을 하는 와이어(Wire) 블록 세트 등 데모 버전이 개발된 상태다.

LG전자가 개발 중인 ‘e브릭’ 시제품

예를 들어 사용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불빛이 들어오는 레고 작품을 만들려면, 기존에는 센서와 LED 부품을 구입해, 전선과 배터리에 연결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LG전자 e브릭을 사용하면, 브릭 안에 각각의 기능이 담겨있어, 일반 레고처럼 조립만 하면 작품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e브릭은 기존 레고와 사이즈가 똑같아 호환이 가능하다.

설문조사 내용으로는 ▲e브릭 만족도 ▲레고 구매경험 ▲e브릭의 희망 가격대 ▲e브릭으로 홈사물인터넷(IoT)로 구성 등을 묻는 질문이 담겼다.

희망가격대 질문은 ‘100달러 레고 세트를 기준으로 e브릭의 가격으로 추가로 얼마를 지불할 수 있나’를 묻는 식이다. 선택할 수 있는 답변은 30달러, 50달러, 80달러 등이다. 사업 초기 레고에 납품하기보다는 레고 구매자들이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 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 e브릭으로 만든 작품.

LG전자가 e브릭을 개발하는 것은 그동안 가전 사업을 통해 축적된 모터·센터 기술을 비롯해,
LG화학(05191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등 자회사들의 LED, 디스플레이, 플라스틱 소재 등 다양한 역량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브릭의 원료로 사용되는 ABS수지(플라스틱)를 레고에 납품하고 있다.

또 최근 레고 애프터 마켓 시장은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1958년 발명한 레고 블록은 30년이 지난 1989년 특허가 만료돼, 일부 블록의 경우 다른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미 3D(3차원) 프린트를 활용해 브릭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지주사 NXC 회장도 2013년 인수한 최대 레고 브릭 거래소 ‘브릭링크’와 자체 레고 브릭을 생산해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던 ‘소호브릭스’을 레고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현재 신사업 콘셉트 개발 등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연구 중인 초기 단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