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3사 판매 데이터 분석해보니
식자재·가전·해외명품 거래액 증가… 여행·레저는 감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가의 가전제품과 해외 명품의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과 명품 등은 가격이 비싸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염병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유통 시장의 중심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비즈는 11번가, G마켓, SSG닷컴 3곳의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 전과 후의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변화를 4일 분석했다. 기간은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로 정하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다.

코로나19 이후 식품, 가전, 명품의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밀키트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밀키트는 손질한 식재료·양념·요리법 등을 담은 세트로, 집에서 데우거나 굽기만 하면 되는 반조리 제품을 말한다. 11번가의 경우 코로나 이후 밀키트 거래액이 343% 증가했다. 한식은 물론 양식, 중식, 일식 등 모든 제품 판매가 늘었다.

SSG닷컴은 식자재 판매가 증가했다. 채소(102%), 축산(100%), 수산(96%), 과일(75%) 거래액이 증가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밥을 해먹는 이른바 집밥족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들은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오프라인 매장에 나가 장을 보기보다 집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식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달해 먹는 소비자도 늘었다. G마켓의 음식 배달 거래액은 코로나 이후 131% 증가했다. G마켓에선 치킨, 피자, 보쌈, 분식 등 다양한 음식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 주문이 늘자 G마켓은 요기요 등 배달 앱과 손을 잡고 음식 배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가전제품 판매도 증가했다. 11번가의 경우 빅3 가전으로 불리는 TV(64%), 세탁기(69%), 냉장고(53%)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그동안 빅3 가전은 가격이 비싸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직접 보고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빅3 가전제품 온라인 판매도 증가 추세다. 생활가전(34%), 주방가전(48%)의 온라인 판매도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

오프라인 매장 구매 비율이 현저히 높은 해외 명품의 온라인 판매 증가도 큰 변화다. SSG닷컴의 명품 거래액은 코로나 이후 45% 증가했다. G마켓은 46% 늘었다. 해외 명품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상품이라 온라인으로 구매할 경우 위조품을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매장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이런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집에서 운동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상품 판매도 증가했다. 11번가가 판매하고 있는 러닝머신은 46%, 웨이트기구는 46, 헬스자전거는 45% 증가했고, G마켓의 웨이트기구 등 운동용품 역시 20~30%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외출을 자제하면서 여행·공연·레저 서비스 거래액은 급격히 감소했다. 11번가의 경우 여행·숙박·항공은 64%, 티켓·공연은 51%, 수영·수상레저는 44%, 구기·라켓·스포츠는 44% 줄었다. 여행가방·소품 판매도 78% 감소했다. 이런 감소세는 G마켓도 마찬가지다. G마켓의 여행·항공 서비스 거래액은 70%, 티켓은 73%, 피트니스·수영은 1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