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항의시위를 부른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목을 눌러 제압한 용의자의 3분의 2가 흑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니애폴리스 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의‘목 누르기’ 체포 행위로 인해 최근 5년간 44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 시각) CNN이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무력사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경찰관이 체포 과정에서 목 누르기를 한 용의자는 2012년 이후 428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흑인은 280명으로 65%를 차지했다. 백인은 104명(24%), 원주민과 기타인종·혼혈은 각각 13명(3%), 아시안은 4명(1%)이었다. 나머지는 인종을 알 수 없거나 기록이 없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1일 미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 모여 있다.

미니애폴리스 전체 인구에서 흑인 비율이 19%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에 목 눌림을 당한 용의자와 그로 인해 의식을 잃은 용의자 가운데 흑인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에 목 누름을 당한 이들 가운데는 10대도 있었다. 절도 용의자로 체포된 17살 소년과 가정 폭력 사건에 연관된 14살 소년도 목 조르기를 당했다. 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구조적인 가혹행위 관행이 만연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2012년 이후 목 누르기를 당한 이들 중 58명(14%)이 의식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식을 잃은 용의자의 56%인 33명이 흑인이었다. NBC방송이 입수한 미니애폴리스 경찰 내부 자료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경찰서 소속 경관들은 목누르기 진압으로 2015년 초부터도 현재까지 44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

앞서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에게 목을 짓눌려 숨졌다.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데릭 쇼빈 전 경관은 3급 살인과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쇼빈의 목 누르기가 이 경관의 일탈 행위였다고 해명해다. 그러나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용의자 체포 매뉴얼을 통해 목 누르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네소타주 인권국은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조사관을 파견해 지난 10년 동안의 인권 침해 사례를 샅샅이 조사하기로 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침묵은 (인종차별의) 공모 행위다. 당국은 몇세대에 걸친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청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