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도 경기·인천 집값은 끄떡없이 오르고 있다. 오히려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수원, 안산, 광주, 구리, 하남 등 비규제 지역과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 집값은 0.15% 올라 5월 셋째주(0.13%)보다 상승률이 올랐다. 5월 넷째주 인천 집값도 0.1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집값은 올해 내내 5.19% 올랐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팔달구와 영통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5월 넷째주에 팔달구는 0.34%, 영통구는 0.24% 올랐다. 5월 셋째주의 팔달구 상승률은 0.27%, 영통구 상승률은 0.22%였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와 새 아파트 분양소식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역세권 신축 아파트가 오르면서 그 주위에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던 단지들이 올랐다"고 했다.

지난 2월 20일 조정대상지역에 추가 지정된 경기 수원 영통구의 ‘힐스테이트영통’ 전경.

신안산선 등의 교통 호재가 있는 안산도 이번주 0.58% 올랐다. 약 두 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도 광주도 5월 첫째주 0.14% 상승한 후 매주 상승폭을 키워 넷째 주에는 0.42% 올랐다. 이곳엔 경강선 전철 등의 교통 호재가 있다.

하남도 5월 셋째 주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셋째주엔 전주보다 0.19% 올랐고, 넷째주엔 0.26% 올랐다. 구리와 남양주도 각각 0.34%, 0.28% 올랐다.

경기·인천 매매 수급지수도 회복세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감정원이 중개업소 설문조사를 토대로 공급과 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경기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는 100.4로 전주(100.1)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99.8까지 내려간 뒤 4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인천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도 이번주 106.1로 전주(105.8)보다 올랐다.

다만 아직 거래량은 많지 않다. 통상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량이 늘어나면 상승 추세를 탄 것으로 해석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원 아파트 거래량은 729건으로 지난 3월 거래량(808건)보다 줄었고 안산도 805건으로 3월(1083건)보다 거래량이 적다. 구리는 117건으로 4월(244건)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적은 상태에서 집값 상승이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지만, 기준금리가 또 다시 인하되면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규제 지역이나 경기·인천의 교통 호재 지역으로 흘러들어가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기·인천 아파트들은 중저가 매물이 많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가 인하됐지만 15억 초과 아파트는 여전히 정부 규제가 많아 비규제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하로 비규제지역의 중소형, 중저가 주택은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다만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동학 개미 운동’이 일어나면서 일부 수요가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 지난해만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