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디자인·기능 모두 갖춘 우주복 만드는 데 4년 투자
두 비행사 맞춤으로 제작…기존 우주복보다 부피 적고 성능 뛰어나
좌석에 앉으면 공기·전기 통하고 장갑에 터치스크린 기능 탑재

"아이들이 우주비행사가 되서 입고 싶어할 만한 우주복을 디자인하고 싶다. 영화에 나오는 우주복처럼 멋있어 보여야 하지만 동시에 기능도 뛰어나야 한다." (일론 머스크)

30일(현지시각)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사람을 태운 우주선을 발사시킨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4년 간 공 들여 제작한 우주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페이스X가 제작한 우주복을 입고 있는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왼쪽)와 로버트 벤켄.

이날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에 탑승한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켄은 스페이스X가 직접 제작한 우주복을 입어 화제가 됐다.

미국 기업이 만든 우주선에, 미국인 우주비행사가 미국산 우주복을 입고 탑승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우주복은 주로 나사가 제작했으며 2011년 이후로 우주비행사들은 러시아가 생산한 제품을 입었다.

두 우주비행사에게 맞춤으로 제작된 스페이스X의 우주복은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부피가 컸던 기존 우주복에 비해 몸에 맞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제작 됐다. 수많은 SF영화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입고 나온 의상과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판타스틱4, 어벤져스, 엑스맨2 등의 의상 디자이너인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시제품 제작을 부탁했다.

다만 이 우주복은 우주선 내에서만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주선 밖에서 이동할 때는 나사가 만든 특수 이동장치를 이용할 예정이다.

앞서 나사의 우주비행사가 입었던 우주복.

우주복으로서의 기능도 업그레이드 했다. 가장 큰 특징은 우주복을 입은 비행사들이 우주선 내 조종석에 앉는 순간 공기와 전기가 통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나사는 보도자료에서 "비행사들이 좌석이 앉는 순간 플러그를 꽂는 것처럼 공기, 전기 등이 통하는 생명유지장치가 작동 된다"며 "비행사의 편리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은 장갑이다. 벗지 않고도 우주선의 터치스크린을 누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스페이스X는 장갑을 낀 채 두 조종사가 우주선을 완벽하게 조종할 수 있도록 수차례 시험 제작을 했다.

이 우주복은 열과 충격에 강하게 만들어졌고 통신 기능, 온도 조절 기능 등이 내장 됐다. 3D 프린팅 기술로 맞춤 제작된 헬멧에는 라디오와 마이크 기능이 탑재 됐다.

머스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보기 좋고, 잘 작동하는 우주복을 제작하는 데 3~4년이 걸렸다"며 "아이들이 언젠가 저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영감을 주고 싶다. 우리의 일은 우주에 대한 꿈을 다시 키우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