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와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이 발생하면서 택배 등 물류를 통한 코로나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달을 통한 소비 생활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류가 멈추면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도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택배 물품을 받을 때의 요령을 공유하고 있다. ‘장갑을 끼고 택배를 받을 것’, ‘상자를 만지기 전 소독제를 뿌릴 것’, ‘상자를 받아든 뒤엔 손을 씻을 것’ 등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택배를 통한 코로나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린스턴대 등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이보드(골판지)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등에서는 2~3일, 구리 표면에서 4시간쯤 생존한다. 대부분 종이인 택배 상자 위에서 코로나는 하루 동안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회사 직원이 환자일 경우 물건을 포장하거나 박스 표면에 기침·재채기를 할 때, 비말 형태로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가능성은 있다"며 "0(제로)라고 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종이 박스의 경우 24시간이 지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총알배송’ 등과 같은 빠른 배송의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러스 생존과 전파는 다양한 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환경보다 저온·건조 환경에서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건강센터는 "바이러스가 살아남으려면 적당한 기온과 습도는 물론,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며 "그러나 택배상자가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역시 "감염 확률은 굉장히 낮아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방역당국도 택배를 통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되는 물건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코로나에 감염된 택배 배달원이 상자를 옮겼을 경우 감염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감염이 우려된다면 택배를 받아 상자를 열고 물건 꺼낸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며 "손에 묻은 바이러스를 잘 제거하면 된다"고 했다.

또 "택배 상자를 만진 뒤에는 절대 눈·코·입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며 "평소에도 자주 손을 씻고 눈과 코,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