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경제지표로 확인… '실효하한'까지 금리 내려
2분기 수출發 경기위축 방어… 마이너스 성장률 발표될 듯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0.50%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에 이어 또 한 번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다. 비기축통화국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실물경기 부양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실효하한(금리하한선) 수준으로 금리를 빨리 내려서라도 성장세를 끌어올리기로 것이다.

국내외에서 실물경기의 위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분기 내수부진으로 경기가 위축됐다면 2분기에는 수출감소로 추가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외 전망기관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역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은도 기존 2.1%로 전망했던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해 마이너스(-)를 제시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 시민이 지난달 9일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로 인하했다. 기존 0.75%에서 0.25%포인트(P) 인하한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명목으로 석 달 사이 총 0.75%P 금리를 내렸다. 지난 3월 17일 임시금통위를 열어 0.50%포인트(P) 인하를 단행한 후 4월에는 금리를 동결했고, 이달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다.

이달 금리를 내린 건 무엇보다 실물경기 부양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연 0.50%는 사상 최저이자 사실상 실효하한(금리하한선) 수준에 가깝다. 지난 3월 0.50%포인트(P) 금리인하에 이은 각종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실물경기 지표는 일제히 외환위기 혹은 금융위기 후 최악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발표된 1분기 경제지표를 통해 코로나19 충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1.4%로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은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했다. 1분기 내수부진에 이어 2분기에는 수출감소가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성장세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수출액이 전년동월대비 24.3% 감소한 데 이어, 5월 1~20일 수출액도 2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는 고용시장에서도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해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2월(-65만6000명)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은이 이달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동시에 역성장 전망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당초 한은이 0% 초반대 성장률을 내놓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빗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외환위기가 왔던 1998년(-5.1%)가 마지막이다.

국내외 전망기관에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역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1.2%)을 비롯해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1.5%), 피치(-1.2%), 무디스(-0.5%)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금융연구원이 -0.5%의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