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인덱스 2020 한국 특집호 발간… 27년만에 韓 연구 집중분석
"한국 정부, R&D 톱다운 계획 통해 '빠른 추종자'에서 '선도자'로"
2019년 국내 연구기관 성과 지표, 서울대 1위·KAIST 2위

‘네이처 인덱스 2020 한국 특집호’ 표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27일(현지시각) 공개한 ‘네이처 인덱스 2020 한국 특집호’에서 "한국이 연구와 체계적 개혁, 인재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통해 혁신의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네이처 인덱스는 자연과학 분야 세계 상위 82개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기관·국가별 논문수(count)와 공유수(share)로 분석해 순위를 매긴다.

네이처 인덱스 한국 특집호는 1993년 한국 연구진이 네이처에 표지논문을 실은 이후 27년만에 다시 한국의 연구성과를 다뤘다. 이번 특집호는 기초연구와 독창적인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가 되려는 한국의 연구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특집호는 한국의 높은 R&D 투자 비중에 주목했다. 네이처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 비중은 세계 1위인 이스라엘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2000년 GDP의 2.1%였던 R&D 지출 비중은 2018년 4.5%로 2배 이상 높아졌다.

그 결과 한국은 지난 4년간 연구성과의 핵심 지표인 공유수로 측정한 고품질 연구 생산량 부문에서 상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의 협력 비중이 크게 늘어나, 2018년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제2의 공동 연구 파트너가 됐다.

한국은 2017년 이후 모바일 분야 등에서 해외 인재들이 유입돼 다양한 연구자가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들 연구진은 국내 다른 학자들보다 생산성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국내 연구기관의 해외 인재 유입 비중. KAIST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집호는 삼성이 한국의 대학들과 협력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협력하는 대학들의 순위를 소개했다.

2015~2019년 국내외 대학의 삼성과 공동연구 비중 순위. 성균관대, 서울대, KAIST가 1~3위를 차지했다.

특집호는 "강력한 연구개발 투자와 체계적인 개혁을 통해 한국을 혁신의 리더로 만들겠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어떻게 신속하고 지속 가능한 결과를 이뤘는지 보여준다"며 "한국 정부의 체계적인 접근은 연구실의 아이디어를 제품과 산업으로 바꾸는 혁신 경제를 만드는데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했다.

데이비드 스윈뱅크스 네이처 인덱스 개발자는 "한국의 ‘톱다운(top-down)’ 계획은 정부, 학계, 산업계 간의 강한 유대를 구축, 정보통신기술(ICT)과 혁신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가 될 수 있게 했다"며 "톱다운 방식의 좋은 예로 한국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해 생산한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을 ‘빠른 추종자’에서 ‘선도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응용 연구뿐 아니라 기초 연구를 증진하려는 정부 이니셔티브를 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특집호는 한국이 주목할 만한 강점을 보여주는 그래프, 기술을 선도하는 삼성의 주요 연구 협력자, 해외 인재를 유치하는 한국 기관 등도 소개했다.

지난해 논문 공유수 기준 국내 기관의 연구성과 순위는 서울대가 1위, 카이스트(KAIST)가 2위, 기초과학연구원(IBS)이 3위를 기록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스텍(POSTECH),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2019년 논문 공유수 기준 국내 기관의 성과 순위. 서울대가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