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자회견문, 이 할머니가 쓴 것 아냐"
27일 "7~8명 협업했었다는 보도 있다"
수양딸 김어준에 "시끄럽고 사과나 해라"
진중권 "김어준 맡는 건 제 몸이 풍기는 냄새"

(왼쪽부터)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용수 할머니, 방송인 진중권.

친여(親與) 방송인 김어준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과 관련해 '배후설'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전날 이 할머니는 김씨가 주장한 배후설에 대해 "그런 얘기하지 말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김씨는 27일 또 다시 "누군가 관여했다"며 배후설을 재차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에서 곽모씨에 대해 "회견문을 (할머니) 혼자 정리했다고 하는데,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질문을 드린다"고 했다. 전날 뉴스1은 할머니의 측근이자 일제강점기 피해자 관련 단체 대표 A씨가 "회견 전날 7, 8명이 모여 회견문을 함께 쓰고 이 할머니가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를) 누가 사주했다고, 시켰다고 한 적 없다. 왜곡된 정보를 준 누군가 관여한 게 아닌가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또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할머니를 정신대 문제에 이용했다고 하는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명칭만 그랬지 30년간 위안부 문제 해결만을 위한 단체였다"며 "그런데 왜 이 할머니는 강제징용 문제에 위안부를 이용했다고 화가 나셨나, 왜 정대협이 한 적이 없는 일로 분해하시나, 왜곡된 정보를 누군가가 할머니께 드린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전날에도 라디오에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문을 읽어 보면 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라고 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식한 사람이지만 기자회견문은 제가 읽다 쓰다 이러다 썼다"며 "옆에 딸 있으니까 이대로 똑바로 써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 나이가 돼봐라. 글 똑바로 쓰나.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거 아니다. 다시는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씨도 회견문은 자신이 정리한 것이라고 밝히며 "어머님의 구술을 문안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김씨가 추가 의혹을 꺼내들자 곽모씨는 페이스북에 김씨를 향해 "시끄럽고 사과나 해라"라며 "궁금하면 전화로 확인을 할 일이지. 다른 언론사는 다 전화와서 잘만 확인하더라"라고 했다. 곽모씨는 김씨의 주장을 실은 언론사에 기사 정정 요구 메일을 보냈는데도 반영이 안됐다는 내용도 적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김어준이야 뭐 걸어 다니는 음모론이니까"라며 "'냄새가 난다' 킁킁 냄새 좋아하니, 방송 그만두고 인천공항에서 마약 탐지견으로 근무하면 참 좋겠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다시 글을 올려 "마약탐지견을 모독했다는 비난이 쇄도(한다). 비유가 적절치 못했다"며 "탐지견은 뛰어난 후각 능력으로 우리를 도와준다. 반면 김어준은 그렇게 후각이 뛰어나지 않고 그가 맡는다는 냄새는 사실 제 몸이 풍기는 냄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