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94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100년 기업을 앞두고 '글로벌 유한'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개발 중인 폐암치료 신약 물질 '레이저티닙'이 순조로운 개발경과를 보이고 있는 등 신약 중심의 글로벌 기업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토의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을 진행 중인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회사가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하고, 양사가 공동개발 중인 신약물질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레이저티닙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승인 받고, 올해 2월부터 1차 치료제로의 개발을 위한 임상3상에 돌입했다. 임상3상은 전세계 17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기관별 임상 개시 모임을 진행해 환자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이 참여한다. 세르비아 및 말레이시아에도 임상시험계획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서 다국가 임상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임상 개발 4년차에 접어든 레이저티닙에 대한 뇌 전이 폐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 등 중간 연구결과는 이달 29일부터 31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미국임상암학회(ASCO)에서 발표된다. 지난 14일 공개된 초록에서는 우수한 폐암 치료 효과·안전성을 보여준 것은 물론 뇌로 전이된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저티닙을 비롯한 글로벌 연구개발 과제들이 속속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유한양행은 얀센바이오텍에 기술 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달성해, 지난 4월초 3500만달러(약 432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는 비임상 독성시험을 완료해 계약금 4000만달러 가운데 잔금인 1000만달러(약 123억원)를 받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었다. YH25724는 제넥신의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다. 유한양행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현재까지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등에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기술료 수령규모가 1억3381만달러(약 16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면역항암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미국 소렌토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자회사 '이뮨온시아'를 통해 개발하는 'IMC-001'은 국내에서 임상1상을 완료,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또 바이오벤처 앱클론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C2101'을 도출했다.

유한양행은 R&D 부문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R&D 투자금액은 1382억 원 규모로 2016년 864억원 대비 50% 이상 증액됐다. 올해 전체 연간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작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단기적 이익 성장에만 몰두하지 않고 앞으로의 노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R&D를 더욱 강화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