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도 온라인 시험?... 공정성 논란일 수도"
일부 대학, 교수 재량으로 대면시험...코로나 상황 변수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전국 대학들이 1학기 기말고사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심에 들어갔다. 과제 등으로 대신한 중간고사에 이어 기말고사마저 온라인으로 치를 경우 자칫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의 90% 가까이가 원격수업을 재연장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인해 대학가에서는 여름방학 전에 코로나19가 완전히 안정화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지난 15일 공개한 ‘대면수업 시작 예정일 현황’을 보면 전국 4년제 대학 193개교 중 85개교(44%)가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80개교(41.5%)는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한다. 전체의 85.5%가 원격수업으로 1학기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지난 3월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현수막이 걸린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들은 기말고사를 어떤 방식으로 치를지 고민 중이다. 앞서 중간고사는 대부분 출석이나 과제로 대체한 데다, 남은 기간동안 학생별 1학기 성적을 산출하기 위해선 기말고사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경희대는 기말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치른다는 방침을 원칙으로 정했다. 의심증상자, 확진자, 자가격리자 등으로 대면시험이 불가능한 학생은 과제물 평가, 실시간 비대면 평가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숭실대도 계획상으로는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유동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숭실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도 계속 바뀌고 있어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의 경우 지난 15일 1학기 기말시험 공고를 통해 기말고사는 보고서 제출·온라인 시험·출석률 등을 참작해 평가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현재보다 나아지면 담당 교수 재량으로 대면시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공회대도 온라인 시험이나 과제로 대체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아직 기말고사를 어떻게 치를지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강의마다 필요한 시험유형도 제각각이어서 단편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기말고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될 경우 대학가에서는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미 한양대에서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부 학생이 부정행위를 모의 중이라는 글이 올라와 학교 차원에서 제보를 받은 일도 있다.

한양대는 "성실하게 시험을 본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부정행위가 적발된 학생들은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