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
"통합 방향으로 전환해야"
"21대 국회 과제는 개헌"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전직 대통령(사면)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이) 적기다. 타이밍을 놓치면 놓칠수록 의미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35년형을 구형받았다.
문 의장은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점이 됐다"라며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그걸 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분(문 대통령) 성격을 짐작할 때 아마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집권자가 초장에 적폐 청산으로 시작한다"라며 "적폐 청산만 주장하면 정치보복 연장이라는 세력이 늘어나고 개혁 동력이 상실된다. 이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이뤄야할 과제로 '개헌'을 꼽았다. 그는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촛불 완성의 가장 밑거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됐다. 비선 실세를 확실하고 역사적으로 응징해야 한다면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며 "국무총리의 권한을 보장하면서 책임총리제로 하자는 게 나의 주장"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가장 잘한 일로 '검찰 개혁'을 들었다. 그는 "세 분 대통령(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의 한결같은 꿈이 검찰개혁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였다. 그래서 책임지고 올라가서 방망이를 두들겼다(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했다.
그는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아들 석균씨가 지난 4·15총선 때 '아빠 찬스' '지역구 세습' 논란에 휩싸였을 때를 꼽았다. 그는 "내가 아들을 출세시키려고 위치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경을 느꼈다"며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 컷오프된 적도 그만큼 모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