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0.6원 오른 1230.9원 마감
국내 수요 영향…中 양회 기대감 '미미'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 마감했다. 주요국의 경기 재개 기대감으로 인해 증시에는 훈풍이 불었지만, 삼성전자(005930)의 분기 배당금 지급 등으로 국내 달러 수요가 확대되며 하락세로 이어지진 않았다. 계속되는 미중 간 긴장감에 위험선호 심리가 약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상승한 1230.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3.4원 내린 1226.9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장초반에 낙폭을 소폭 줄여 1220원대 중반에서 등락했다. 오후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뒤 1220원대 후반에서 1230원대 사이에 머물렀다.

21일 중국 베이징 시내 징산공원에서 한 시민이 운동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국민연금 등의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환율 하락 압력을 제한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9일 약 2.4조원 규모 중간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절반을 넘으면서 관련 역송금으로 추정되는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전날 국민연금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투자 비중을 55%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에 발표한 해외투자 비중 목표(50%)에서 약 5%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올해에는 주식, 채권 모두 해외 비중을 늘리면서 약 400억달러 규모의 달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50개 모든 주가 봉쇄 조치 완화에 도입하는 등 경제 정상화 기대가 커졌다"면서도 "위험선호 분위기 속 삼성전자 배당 역송금 수요나 미중 긴장감 속 위안화 환율 지지력에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369.04포인트(1.52%) 상승한 24575.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8.67포인트(1.67%) 오른 2971.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90.67포인트(2.08%) 오른 9375.78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작용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 등이 양호한 실적과 전망을 내놓으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됐다"며 "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 의사록이 공개됐음에도 반도체,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상승세는 견고했다"고 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000선을 넘나든 끝에 전날보다 8.67포인트(0.44%) 오른 1998.31로 마감했다.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3월 6일(종가 기준 2040.22)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미국 경기 재개 움직임에 이어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까지 앞두면서 경기 회복에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다만 환율에는 중국 양회로 인한 기대감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이미 2주 연기가 된데다가 경기 부양책 밑그림도 많이 나온 상태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