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버스’로 잘 알려진 자일대우상용차(이하 대우버스)의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울산 공장을 폐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자일대우상용차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는 1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주주인 영안모자 측이 울산공장 폐쇄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는 1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이 생산량 축소, 계약직 노동자 계약 해지, 베트남 공장 증설 등 울산공장 폐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7월 공장이 폐쇄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울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하고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대우버스 노조에 다르면 대우버스 대주주인 영안모자 최고경영진이 지난 3월 노조와의 면담에서 ‘베트남 공장을 주력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베트남에서 제조한 차량을 한국으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6월까지만 버스 주문을 받는 등 사실상 울산공장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경기 부천 본사와 부품 수출·내수 부서만 유지하고 생산 기지는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우버스는 4월부터 울산공장의 버스 생산량을 하루 8대에서 6대로 25% 줄였다. 생산부문 계약직 직원 35명을 내보낸 데 이어 추가로 2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버스의 버스판매량은 2013년 3900대에서 지난해 2000대로 하락했다. 울산공장 생산설비 규모는 연 7000대 규모인데, 3분의 1에 못 미치는 규모다. 2018년에는 125억원, 2019년에는 2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일대우상용차 울산 공장.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버스 판매가 줄면서 매출은 더 떨어졌다. 올 1분기 버스 판매량은 1만3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600대)보다 38.3% 줄었다. 자동차산업협회가 1991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여기에 부품 수급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중형 버스인 레스타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3라인은 엔진 조달 문제로 지난 2월 2주간 멈춰 섰다. 울산공장엔 600명이 근무 중이다.

하지만 대우버스의 사업은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번창하고 있다. 2003년 대우버스를 인수한 영안모자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베트남과 코스타리카, 카자흐스탄 등 7개 국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연 1000대의 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베트남 공장은 수요 증가 덕분에 연간 30억원 가까운 순익을 낼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걷고 있다. 회사 측이 공장 이전지로 베트남을 검토하는 이유다.

노조는 "영안모자그룹이 2003년 인수하면서 부지를 하나씩 팔고, 해외 공장 다수 건설,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그룹 곳간만 채웠다"고 비판했다. 또 "대우버스는 울산시와 2004년 12월 공장 이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울산시가 진입도로와 교량 건설, 추가 부지확보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울산공장 폐쇄는 대우버스가 인제 와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대우버스 측은 울산공장 폐쇄 문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