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띄울 수 있는 원유 탱크 5월 중 건조
"3만5000배럴 규모 원유 보관 가능"
유가 회복해 탱커 운임 하락…사업성은 '글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재고가 쌓여가는 가운데, 중국에선 바다 위에 띄울 수 있는 원유 저장 탱크가 등장했다.

7일 AFP 등에 따르면 ‘서브머리너지(Submarinergy)’라는 이름의 중국 상하이의 한 조선사가 이달 중 5000톤 규모의 해상 원유 저장 탱크(CFSU, Crude Floating Storage Unit) 5척의 건조를 완료할 예정이다. 건조가 완료되는 대로 이달 중 한 원유 거래업체에 인도할 계획이다.

중국의 한 복합재료 조선업체 ‘서브머리너지(Submarinergy)’가 이달 중 건조를 완료할 예정인 해상 원유 저장 탱크(CFSU, Crude floating storage unit)의 모습.

이 매체에 따르면 CFSU는 비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무인 탱크로 해상에 띄워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잠수함과 유사한 모습의 CFSU는 매끈한 은색 표면에 탱크 뒤쪽에는 균형을 잡아주는 4개의 날개가 상하좌우로 달려있다. 길이는 50m에 폭은 10m 크기다. CFSU 한 척당 약 3만5000배럴의 원유를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특히 CFSU는 최대 50년까지 해상에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글로벌 국제 인증기관인 노르웨이독일선급(DNV GL)과 중국 선급협회(CCS) 등과 함께 안정적으로 운항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 중인데, 향후 원유 보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최대 4만톤 규모의 CFSU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5년 단위로 CFSU를 임대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CFSU를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은 이 업체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원유 재고 급증이 유조선 발주로 이어지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유조선 건조에 2년 안팎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향후 국제 유가와 수요의 변화에 관해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년 뒤를 대비해 원유 비축 용도로 유조선을 발주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국 업체는 수주 내에 CFSU를 건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상 원유 저장 탱크가 등장한 배경에는 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급격히 쌓이고 있는 상황이 작용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생산량에 비해 원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자, 육지의 원유저장 시설은 ‘탱크톱(tank top)’ 수준에 이르렀고 ‘바다의 원유 탱크’로 주목받은 유조선의 용선 사용료도 한때 급등했다.

다만 이 업체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전성을 아직 검증받지 못하기도 했고, 지난 며칠간 국제 유가가 꾸준히 회복세를 보여오면서 탱커 운임이 다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동-중국 노선의 해상운임은 지난달 16일 223.58까지 올랐다가 유가가 회복하면서 지난 5일 59.75를 기록했다. 같은날 일일 용선료도 전일과 비교했을 때 22.67% 떨어진 5만5586달러를 기록, 10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