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자체 보툴리눔톡신 제제 '원더톡스' 이달 1일 출시
메디톡스와 1,2위 다투는 휴젤 6~7월 중국 시장 진출 기대
휴온스, 중국 임상시험계획 승인… 제테마 등 바이오社도 가세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

국내 1호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인 ‘메디톡신’가 허가 취소 위기에 처하자, 경쟁업체들의 공격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이 이달 1일 자체 보툴리눔톡신 제제로 이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휴온스글로벌이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에 보톡스 임상시험계획을 최종 승인받았다. 휴젤은 6~7월께 중국에서의 보톡스 판매허가를 앞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무허가 원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17일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판매·사용 중지 명령을 내리고 품목허가 취소를 위한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를 받은 보톡스 제품이다. 하지만 이번 제재로 중국에서 허가 심사를 받고 있는 메디톡신의 중국 시장 진출도 빨간 불이 켜졌다.

종근당은 자체 보툴리눔톡신 제제 ‘원더톡스’를 이달 1일 출시했다. 원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A형 제품으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효과를 갖는다.

종근당 관계자는 "원더톡스 출시로 미용성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용성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근당은 지난해 6월까지 휴젤의 보톡스 제품을 약 10여년 가까이 판매하면서 메디톡신과 1,2위를 다투게 하는 제품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업계가 종근당의 보톡스 시장 본격 진출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메디톡스와 함께 국내 보톡스 시장의 약 85%를 점유하고 있는 휴젤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품목허가 취소)판결이 종결된 사안은 아니나 휴젤은 경쟁사와 국내시장의 약 85%가량을 양분하고 있어 경쟁사가 판매금지를 당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휴젤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보툴리눔 톡신뿐 아닌 필러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젤의 보툴렉스 매출은 3년새 66%나 급성장했다. 지난 2016년 보톡스 매출은 369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613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휴젤 실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예상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있지만, 2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휴젤은 6~7월께 중국에서의 보톡스 판매허가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실적전망도 긍정적이다.

보톡스 시장 3위권에 있는 대웅제약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토종 1호 보톡스라는 점을 내세워 나보타’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월 국내 처음으로 FDA로부터 나보타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첫 국산 보톡스 미국 진출이라는 것을 마케팅으로 내세우며 나보타의 매출은 급성장해왔다.

나보타는 지난해 미국에서의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전년 대비 256.4% 성장한 44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시장 진출, 치료용 보톡스 파이프라인 확대 등으로 이익개선도 기대된다. 다만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균주 소송은 변수로 여전히 작용한다. 현재 양 사는 균주 출처를 둘러 싸고 국내외 민·형사 및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소송을 치르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리즈톡스’로 국내 보톡스시장에 진출한 4번째 회사가 됐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4일 휴톡스(리즈톡스의 수출명)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중국에서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김완섭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이번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2022년까지 품목허가를 받아 중국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은 내수 시장에선 후발주자지만 2016년부터 '휴톡스'라는 이름으로 수출 허가를 받아 일본, 중동, 동남아 등에서 판매해왔다. 제품 적응증도 미용성형 영역에서 치료영역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제테마 파마리서치프로덕트 등 바이오 업체들도 제약사 등과 손잡고 보톡스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제테마는 동화약품과 보톡스 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두 회사는 최근 업무협약을 맺어 보톡스에 대한 신규 적응증 개발과 선정된 적응증의 허가 획득에 나서기로 했다. 양 사는 미용 목적을 제외한 치료 영역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는 LG화학과 손 잡고 중국 보톡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LG화학과 보톡스 제품인 ‘리엔톡스’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리엔톡스의 중국내 임상시험 실시, 허가 및 독점 판매를 담당한다.

주력 품목인 메디톡신의 판매중지로 흔들리고 있는 메디톡스의 반격 카드도 주목된다. 메디톡스는 ‘이노톡스’와 ‘코어톡스’를 내세워 메디톡신의 공백을 메울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두 제품의 매출은 아직 전체 매출의 약 10%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디톡신이 메디톡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1%에 달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이노톡스와 코어톡스의 본격적 생산 및 영업 활성화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식약처의 처분은 오래 전에 일어난 메디톡신 생산 과정상의 문제에 대한 의혹이다. 향후 절차를 통해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토종업체 뿐 아니라 엘러간, 멀츠, 임센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들도 진출해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은 약 1000억원 규모이며, 글로벌 시장은 약 4~5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근육경직 치료, 주름개선 등에 사용되는 보톡스는 미국 엘러간이 개발·판매하는 세계 1위 보툴리놈 톡신 제제의 제품명이다. 국내에서는 제품과 성분 회사 이름이 다르지만, 보통 보톡스로 불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톡스 원료인 균주를 갖고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보톡스 제제는 신약 개발 보다는 문턱이 낮지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한다면 수익성이 높아 매출 효자 품목이 될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