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7일(현지 시각)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한때 마이너스권까지 떨어졌다가, 사흘 연속 급반등하면서 바닥을 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다시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로 원유저장고가 조만간 가득 찰 것이라는 우려도 퍼지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30% 넘게 밀리면서 11달러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19.11달러까지 밀리다가 오후 5시 현재 배럴당 6.72%(1.44달러) 하락한 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 과잉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장공간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폭락세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부터 산유국들의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폭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000만~30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유재고가 계속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향후 몇 달 내 글로벌 원유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탱크톱’(tank top)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에는 원유를 가득 채운 20여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무기한 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