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봉쇄로 차량통행 급감…'대기오염' 상태 호전
차량 통행로 줄이고 자전거도로·보행로 대폭 확충

'코로나19' 도시봉쇄 조치로 인적이 끊긴 이탈리아 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밀라노가 '도시 대개조' 계획을 추진한다. 각종 봉쇄 조치로 차량 통행이 줄어들어 대기오염이 상당 부분 해소되자, 이를 발판으로 보행로 등을 확충해 친환경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넓히기로 한 것은 앞으로 또 있을 지 모를 신종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감염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 외출 및 영업 금지 조치에 따라 차량 통행이 최대 75% 감소하면서, 대기 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가 '친환경 도시' 조성의 계기가 된 셈이다.

2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밀라노 당국은 차량 통행도로를 줄이고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확충하는 내용의 '스트라데 아페르테(열린 도로)' 구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구상에는 올해 여름까지 기존 35㎞ 도로 구간에 저가형 임시 자전거 전용도로를 도입하고, 시속 30km의 속도 제한을 두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밀라노는 특히 보행자 도로를 대폭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로 정비 작업은 '디자인의 도시'이자 쇼핑의 중심지로 알려진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를 시작으로, 내달 초부터 시행된다.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는 유럽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꼽혀왔다. 또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중심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서도 피해가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밀라노의 한 요양원에서는 이달 초까지 110명의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마르코 그라넬리 부시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승용차가 많아지면 사람들의 활동할 영역이나 상점 밖에서 영업할 공간이 줄기 때문에, 우리는 수년간 자동차를 줄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며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밀라노를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 활동을 재개해야 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방식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피해를 도시 환경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패션과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의 노력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