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하향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 역전화 현상도 정상화됐다. 시중은행은 통상 금리가 오르고 내릴 때마다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게 책정한다.

김연정 객원기자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17일 기준 국민은행의 금리는 연 2.47∼3.97%, 우리은행은 연 2.66∼3.66%였다. 전날보다 각각 0.17%포인트 인하됐다. 하나은행은 연 2.843∼4.143%로 0.002% 하향 조정됐다. 농협은행은 연 2.28∼3.89%였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연합회가 발표하는 코픽스지수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자, 코픽스지수도 하락세를 보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 코픽스는 1.26%로 전달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9월(1.31%) 이후 역대 최저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리면 은행도 정기예금 같은 수신상품 금리를 내리기 때문에 코픽스도 떨어진다"고 했다. 코픽스는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 등 국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코픽스지수가 하락하면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 금리 역전현상도 정상화됐다.

17일 기준 국민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3~3.73%다. 신한은행은 2.71~3.72%, 우리은행은 2.47~3.47%다. 하나은행은 2.393~3.693%, 농협은행은 2.30~3.71%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단이 2.56%로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의 하단(2.55%)보다 높아졌고, 농협은행은 이달 17일 고정금리 하단(2.30%)이 신규 코픽스 연동 금리(2.28%)를 웃돌게 됐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5년간 고정금리를 낸 뒤 금리가 바뀌는 상품이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금리가 오르내리는 변화를 바로 반영할 수 있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더 낮게 책정한다. 이 때문에 평소라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낮다.

하지만 2018년 말부터 금리 역전현상이 비일비재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채 5년물을 근간으로 하는데,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워낙에 많이 떨어진 탓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5년물은 작년 8월 16일 역대 최저치(1.301%)를 기록한 이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빚어졌던 1월에 소폭 올랐다. 하지만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3월 초에 1.312%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채 5년물은 채권유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아 투자심리에 따른 등락이 있는 편"이라고 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도 받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채 5년물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 말에 1.7% 가까이 오르다가 이달 들어 1.5% 밑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비용을 아끼기 위해 갈아타고 싶다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지,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면, 대출을 갈아타 아끼는 이자비용이 수수료보다 많은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은 3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없고, 이전까지는 대출액에 비례해 은행 내규에 따른 수수료를 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