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30%↓·데상트 78%↓... 성장세 제동
수입 맥주 1위 아사히, 반일 운동으로 매출 반 토막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국내 진출 일본 기업들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포츠 의류업체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전년 679억원보다 78%가량 급감했다. 매출은 6156억원으로 전년대비 15%가 떨어졌다. 데상트코리아는 데상트·르꼬끄스포츠티브·먼싱웨어·엄브로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지분 100%를 일본 데상트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진출 후 2018년까지 16년 연속 성장했으나, 반일 운동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도 작년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1조356억원을 거둔 이래, 5년 만에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손실은 19억원로 적자 전환했다. 2019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영업이익은 1994억원이었다.
생활용품 업체인 무인양품은 지난해 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6억8000만원이었으나,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 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신발 편집숍 ABC마트는 매출(5459억원)이 전년 대비 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12% 감소했다.
아사히맥주를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도 매출는 623억원으로 전년 1248억원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당기 순이익은 66억원에서 182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아사히맥주는 한때 수입 맥주 1위를 차지했지만,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 이후 매출이 뚝 끊겼다.
국내 편의점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은 1·2위인 GS25와 CU가 3%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데 반해, 1.09%을 거두는 데 그쳤다. 세븐일레븐은 미국 댈러스에서 출범했지만, 이토요카도가 인수하면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관심도도 줄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뉴스·커뮤니티·소셜미디어(SNS) 등 12개 온라인 채널을 대상으로 올해(1월 12일~4월 12일) 편의점 5개사의 관심사를 조사한 결과, 이마트24(43.6%), GS25(25%), CU(22%)의 관심도가 증가했지만, 일본 브랜드인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관심도가 각각 20%, 6.3% 줄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집 근처 편의점 이용이 증가했지만, 노(NO) 재팬 리스트에 올랐던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불매운동 여파가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외에도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를 판매하는 라이온코리아는 영업이익(61억원)이 전년 대비 41% 하락했고, 스포츠 의류 업체인 한국미즈노도 영업이익(35억원)이 반 토막이 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진출 이래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던 기업들이 반일 운동으로 인해 몇 개월 만에 매출이 고꾸라졌다. 불매운동이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올해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일본 업체는 선방했다. 아식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1273억원)이 6.2% 감소했지만, 고급 운동화의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47억원)이 151% 신장했다. 일본 게임사 닌텐도의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세계적인 인기에 편승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반일 운동이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대체품이 있는 상품만 선택적 불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